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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GLP-1유사체 복합제, 사노피 ‘솔리쿠아’ vs 노보노디스크 ‘아이덱리라’

체중 증가하지 않으면서 혈당강하 효과 강력 … 저혈당·위장장애 부담 덜어

입력 2017-12-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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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인슐린·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 복합제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솔리쿠아’(왼쪽) vs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줄토피’(미국 허가명 ‘아이덱리라’)

솔리쿠아, 국내 선점·가격 우위 … 아이덱리라, 리라글루타이드 심혈관보호 혜택 입증 등 임상자료 탄탄  

기저인슐린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프랑스 사노피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제약의 기저인슐린·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 복합제 시장에서 치열한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

GLP-1유사체를 기저인슐린에 결합하면 기존 인슐린 제제의 단점인 체중증가를 상쇄하면서도 혈당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 펜 타입의 성인 제2형 당뇨병치료제로서 표준요법인 메트포르민(metformin)이나 다른 경구약, 기저인슐린 등 기존 약제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1일 1회 주사한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저인슐린·GLP-1유사체 복합제 ‘솔리쿠아’(성분명 인슐린글라진 100U/㎖·릭시세나타이드 33㎍/㎖ 또는 50㎍/㎖, insulin glargine·lixisenatide)의 시판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올해 1월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각각 시판허가를 받았다. 사노피는 솔리쿠아의 미국 출시를 아이덱리라의 미국 출시 시점과 맞추기 위해 FDA에 무려 2억4500만달러(약 2650억원)룰 지불하고 신속검토(faster review) 절차를 밟아 심사기간을 줄였다. 개발 단계에서 상품명이 애초 ‘아이글락시’(iGlarLixi)에서 솔리쿠아로 바뀌었다.

솔리쿠아는 사노피의 1세대 기저인슐린인 ‘란투스’(인슐린글라진 100U/㎖)와 GLP-1유사체인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 50㎍/㎖ 또는 100㎍/㎖)가 결합됐다.

노보노디스크의 기저인슐린·GLP-1유사체 복합제 ‘아이덱리라’(인슐린데글루덱 100U/㎖·리라글루타이드 3.6㎎/㎖, insulin degludec·liraglutide)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시판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2014년 7월 유럽에서 ‘줄토피’(Xultophy)라는 상품명으로 먼저 시판승인을 받았다.

아이덱리라는 노보노디스크의 2세대 기저인슐린인 ‘트레시바’(인슐린데글루덱 100U/㎖)와 GLP-1유사체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6㎎/㎖)가 합쳐졌다.

솔리쿠아와 아이덱리라는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았지만 미국·유럽 시장 상황을 보면 솔리쿠아는 발빠른 허가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덱리라는 탄탄한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솔리쿠아와 비교해 저혈당 위험이 낮은 차세대 기저인슐린과 심혈관 보호 혜택을 입증한 GLP-1유사체가 결합됐다.
  
솔리쿠아는 해외 가격이 한 패키지(3㎖짜리 자가주사펜 5개로 구성)당 약 656달러(71만원), 아이덱리라는 약 981달러(107만원)이다. 

솔리쿠아는 메트포르민과 다른 경구 혈당강하제 병용치료 또는 기저인슐린 치료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성인 제2형 당뇨병환자 736명을 대상으로 30주간 진행된 3상 임상 ‘LixiLan-L’ 임상에서 란투스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솔리쿠아 투여군은 치료 30주째에 미국당뇨병학회(ADA)가 권장하는 수치인 당화혈색소(HbA1c) 7% 미만 도달률이 55%로 란투스 투여군의 30%보다 높았다. 두 그룹은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6주간의 기저기간(run-in period)에 평균 당화혈색소를 8.5%에서 8.1%로 동일하게 낮췄다. 30주간의 치료기간에 솔리쿠아 투여군은 당화혈색소가 1.1%p, 란투스 투여군은 0.6%p 감소했다.

솔리쿠아 투여군은 체중이 평균 0.7㎏로 감소한 반면 란투스 투여군은 0.7㎏ 늘었다. 솔리쿠아는 란투스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란투스 대비 저혈당(70㎎/㎗ 이하) 위험을 높이지 않았으며, 두 그룹 모두 경증 위장장애 발생빈도는 드물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관리’(Diabetes Care)의 지난해 11월호에 게재됐다.

김똘미 의학부 상무는 “대한당뇨병학회는 올해 새 진료지침을 발표하고, 진단 시 첫 당화혈색소가 9%를 초과하거나 기존 경구 혈당강하제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기저인슐린에 GLP-1유사체를 추가하는 인슐린강화요법을 추천하고 있다”며 “솔리쿠아는 체중증가 우려가 없고,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을 동시에 조절한다”고 말했다.

아이덱리라는 메트프로민 단독요법 또는 메트포르민과 치아졸리딘디온(TZD, thiazolidinedione) 제제인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다케다제약의 ‘액토스’) 경구약 2제 병용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 1663명을 대상으로 26주간 진행된 3상 임상 ‘DUAL Ⅰ’(Trial 3697)에서 트레시바, 빅토자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들 환자의 평균 당화혈색소는 8.3%였다.

연구 결과 아이덱리라 투여군 대 트레시바 투여군 대 빅토자 투여군은 평균 당화혈색소 감소폭이 1.9%p, 1.4%p, 1.3%p였다. 당화혈색소 7% 미만 도달률이 81% 대 65% 대 60%였다. 체중은 0.5㎏ 감소, 1.6㎏ 증가, 3㎏ 감소했다. GLP-1유사체의 대표적인 위장 부작용인 오심 발생률은 8.8% 대 3.6% 대 19.7%였다. 아이덱리라 투여군은 심각한 저혈당(56㎎/㎗ 이하) 발생률이 연간 환자 1명당 1.8건으로 트레시바 투여군의 2.6건보다 낮았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지난해 1월호에 게재됐다.

아이덱리라는 유럽 환자 611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실제 진료현장) 연구 ‘EXTRA’에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 이 연구에는 주사 제형의 당뇨병치료제 투여 경험이 없는 환자(19%), 기저인슐린을 투여하고 있는 환자(19%), GLP-1유사체(10%), 인슐린·GLP1유사체 병용요법을 시행 중인 환자(24%), 인슐린 다회 주사요법(multiple dose of insulin, MDI)으로 치료하는 환자(28%)가 포함됐다. 결과는 지난 5일 국제저널 ‘당뇨병·비만·대사학’(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온라인판에 실렸다.

기저인슐린은 1일 1회 주사로 공복과 식사 사이에 혈당을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인슐린은 체내 호르몬으로 췌장 베타세포에서 생성되며,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으로 분비된다. 혈중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에너지로 쓰거나 간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소아나 임신부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고,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게 장점이다. 반면 소변으로 빠지는 포도당을 줄여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후에 체중이 2~3㎏ 증가하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GLP-1유사체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장관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보충하고,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며,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게 특징이다. 치료 1년 후에 체중이 2~3㎏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1회 주사한다.

GLP-1유사체는 또 상부 위장관운동을 둔화시킴으로써 위장 내 음식물 비우는 속도를 늦추고, 뇌 시상하부의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혈당이 높을 때에만 당 분비를 억제해 저혈당 위험이 적다. 흔한 부작용으로 구역·구토 등 위장장애, 심박동수 증가 등이 보고된다.

란투스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57억1400만유로(약 7조3200억원)어치가 팔려 인슐린 제제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15년 2월에 특허가 만료된 이후 바이오시밀러 출시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트레시바는 3b상 임상 ‘DEVOTE’ 등 연구에서 란투스 대비 동등한 혈당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혈당 변동폭이 적어 저혈당 발생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슐린 사슬 길이를 연장하는 멀티헥사머 기술이 적용돼 반감기가 약 25.4시간으로 란투스(약 12.1시간)보다 2배가량 길다.

빅토자의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은 ‘삭센다’라는 이름의 비만치료제로 2014년 12월 미국, 2015년 3월 유럽에 이어 지난 7월 국내에서 각각 허가받았다. 빅토자는 1일 1회 1.2~1.8㎎, 삭센다는 1일 1회 3㎎을 주사해 이들 약은 같은 성분을 사용하지만 허가 용량이 다르다.

빅토자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LEADER’ 임상에서 위약 대비 전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13%(빅토자 투여군 대 위약군의 사건 발생률, 연간 환자 100명당 3.4건 대 3.9건), 심혈관계 관련 사망위험을 22%(연간 환자 100명당 1.2건 대 1.6건) 각각 낮췄다.

이에 반해 릭수미아는 ‘ELIXA’ 임상에서 FDA의 당뇨병치료제 허가 요건대로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그쳤다. 위약 대비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률을 높이지 않았다.  

국내 성인 2형 당뇨병 시장은 경구 제형인 DPP-4(디펩티딜펩티다제-4, 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가 주도하고 있다. DPP-4억제제는 다른 기전의 당뇨병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2차치료제로 가장 널리 활용된다. 최근에는 GLP-1유사체처럼 체중감소 효과·심혈관보호 혜택이 입증됐으며, 경구 복용으로 투여가 간편한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sodium glucose cotransporter-2) 억제제가 성장하고 있다. 솔리쿠아, 아이덱리라는 기저인슐린 단일제 대비 혈당강하 효과가 우수하고 저혈당 위험을 낮추면서도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는 장점이지만 주사 제형의 복합제로 가격이 비싸고 경구약보다 투여가 불편한 단점이 있다.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중증 환자가 아니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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