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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SK바이오팜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상용화 임박… 연매출 1조, 세계 1위 ‘빔팻’ 겨냥

2b임상서 난치성환자 발작빈도 55% 줄여… 1일 1회 경구 복용, 투여 편의성 갖춰

입력 2017-12-07 07:00 | 신문게재 2017-12-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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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이미지
신경세포 흥분으로 유발되는 뇌전증은 10명 중 7~8명은 약물치료가 가능하나 나머지는 수술 등 다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SK바이오팜이 세계 연 매출 1조원을 목표로 개발 중인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개발명 ‘YKP3089’)의 상용화가 임박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뇌전증학회 연례회의’에 참가해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성공적인 글로벌 2b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3상 임상에서 안전성 평가를 충족하면 시판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합의했다.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중 세계 최초로 3상 임상에서 유효성 평가를 면제받았다.

 

뇌전증(epilepsy, 간질)은 전해질 불균형·요독증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데도 만성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발작은 신경세포 내 흥분신호를 전달하는 전압개폐성 나트륨통로가 장시간 열려 활성(탈분극) 상태가 지속되면 나타난다.

 

뇌전증은 완치 가능한 근본적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전체 환자의 약 70%는 약물요법만으로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환자 10명 중 5명은 처음 선택한 치료제 하나로, 2명은 2~3가지 약제를 병용해야 질환이 조절된다. 나머지는 수술 등 다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세노바메이트는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될 때 나트륨통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며, 시냅스 전 신경세포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의 방출량을 늘린다. 기존 나트륨통로 차단제와 결합 부위가 달라 잠깐 일어나는 활동전위의 점화(firing)를 저해할 뿐 정상 활동전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장점이다.

 

이 약의 2b상 임상은 기존 약 1~3가지로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됐다. 연구진은 기존 치료법에 세노바메이트 또는 위약을 추가한 두 그룹으로 나눠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 임상에 참여한 이상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2b상 임상에서 발작빈도를 55% 줄였다”며 “이는 기존 약보다 2배 뛰어난 효과”라고 평가했다.

 

SK바이오팜은 이 약의 3상 임상을 진행하면서 FDA 신약판매승인(NDA)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글로벌 시장에 발매해 지난해 약 1조원의 매출로 1위를 기록한 벨기에 UCB제약의 ‘빔팻’(라코사미드)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1일 1회 경구 복용해 1일 2회 복용하는 빔팻보다 투여 편의성이 앞선다는 평가다.

 

빔팻은 UCB제약이 2008년에 FDA의 시판승인을 받은 첫 3세대 뇌전증치료제로 기존 세계 매출 1위었던 자사의 ‘케프라’(레비티라세탐, 2007년 국내 발매)를 대체했다. 2011년 12월 국내에 비급여 출시됐다. 케프라와 달리 신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 없으며, 임상연구 결과 케프라보다 발작빈도 감소효과가 뛰어났다. 국내에서는 빔팻의 유일한 제네릭인 SK케미칼의 ‘빔스크’가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다. 

 

국내 뇌전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2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시장 규모는 2014년 2014년 49억달러(약 5조3300억원)에서 내년에 61억달러(6조63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20여가지 성분이 사용되고 있다.

 

1세대 성분은 카르바마제핀·페니토인·발프로산 등이 대표적이다. 발작 감소효과는 뛰어나지만 피부발진·탈모·잇몸증식증·체중증가·간독성 등 이상반응과 약물상호작용 우려가 비교적 큰 편이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한 2세대로는 토피라메이트, 조니사미드 등이 있다. 지난해 난치성 환자를 위한 3세대 신약으로 한국에자이의 ‘파이콤파’가 국내에 출시됐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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