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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나이 마흔, 그들의 청춘, 그 이름만으로 찬란하도록 함께!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입력 2017-10-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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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동물원
24일 오후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연합)

 

24일 오후 삼성동에는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널 사랑하겠어’ ‘나무’ 등 동물원과 故김광석의 노래들이 울리며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문턱을 알렸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11월 7~2018년 1월 7일 한전아트센터)이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제작발표회에는 ‘그 여름, 동물원’의 박경찬 연출, 박기영 음악감독, 제작사 더그룹의 정경호 대표, 그 친구 역의 조복래·최승열·홍경민(이하 가나다 순), 창기 윤희석·이세준·임진웅, 기영 역의 김류하·방재호, 준열의 유제윤·최성욱, 경찬 병헌·최신권이 참석해 라이브 쇼케이스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임진웅-조복래, 열정 공연<YONHAP NO-4733>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제작발표회에서 노래 중인 창기 역의 임진웅(앞)과 그 친구 조복래(연합)

제작사 더그룹의 정경호 대표는 ‘함께’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공유할 우리들의 무엇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였다”고 털어놓았다.

“작품 개발회의에서 동물원 음악(으로 뮤지컬을 만들자)을 제안 받았을 때는 잘 몰랐어요. ‘혜화동’이라는 노래를 곱씹어서 50번째쯤 들었을 때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사는지’라는 가사가 마음을 울렸죠. 현재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양한 사람들, 세대들이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이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평균나이 불혹, 그들의 청춘을 함께 했던 故김광석과 동물원

“(그 친구와 창기 역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마흔이에요. 그나마도 (조)복래 덕분이죠.”

시즌 2부터 그 친구로 합류한 홍경민의 말처럼 故김광석과 동물원의 노래들은 평균나이 마흔인 배우들의 청춘을 함께 했다.

“통기타를 배우고 싶고 노래하면서 연주하고 싶었던 저희세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린 이름이죠.

홍경민의 말처럼 故김광석과 동물원은 포크음악을 상징하는 이름이며 ‘그 여름, 동물원’은 당시 청춘을 보냈던 이들에게는 추억을, 지금 청춘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겐 그 시절 이런 음악과 뮤지션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김광석 음악인생 담은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출연진과 제작진.(연합)

 

창기 역에 새로 합류한 유리상자의 이세준 역시 동물원 노래를 들으며 음악을 배우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

 

“실제 동물원의 멤버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가수 데뷔 후에도 동물원 형님들을 쫓아다니면서 친하게 지내고 리메이크도 많이 했죠. 이 작품으로 동물원 멤버로 발탁돼 꿈을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아서 기대 중이에요.”

여행스케치의 객원보컬 출신인 창기 역의 임진웅 역시 “당시 활동하면서 동물원 선배들 공연을 보고 김광석 형의 1000회 공연에도 갔었다”며 “진정성은 포장하고 꾸민다고 해서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기존 경험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와도 밀접한 것이에요. 누구나 이별하고 그리워하면서 살아가잖아요. 어렵고 힘든 분들이 위로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 친구 막내 조복래, 창기 막내 윤희석, 진짜 막내 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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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출연진들(연합)

 

“선배들이 멱살을 끌고 가주시더라고요. 거의 선생님처럼.”

그 친구 역 중 막내인 조복래는 “중학교 때부터 동물원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어른스러워졌다”며 “팬심으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됐는데 부담이 많이 된다. 악기도 선배들처럼 현란하게 잘하지 못한다. 병헌이와 함께 선배들의 도움으로 적응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창기 역 막내 윤희석 역시 “선배들께 열심히 사사 받고 있다”며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2 때 교회에서 아는 형이 기타를 연주하며 ‘변해가네’를 부르는 걸 보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음악 자체가 따뜻하고 큰 위로가 됐죠. 고음을 지르거나 높은 노래는 아니어서 고음불가인 저에겐 딱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요. 함부로 부르기 어려운 노래들이죠.”

 

뮤지컬 무대 오르는 윤희석-홍경민<YONHAP NO-4751>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제작발표회에서 노래 중인 창기 역의 윤희석(왼쪽)과 그 친구 홍경민(연합)

 

“이번 공연을 하면서 재발견한 곡이 ‘회귀’예요. 듣기만 해도 가슴을 울리죠. ‘회귀’ ‘나무’ 등 우리 시대에 이런 음악을 듣는 게 복이구나 싶어요. 이번 공연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은 노래들이죠.” 

 

아이돌그룹 틴탑 출신으로 연극 ‘스페셜 라이어’,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으로 무대에 발을 내딛은 병헌은 동물원의 드러머 박경찬으로 출연한다. 지난해 SBS 드라마 ‘딴따라’에서 드럼을 배우기도 했다는 병헌은 ‘그 여름, 동물원’에 합류하면서 두달째 드럼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재연 공연을 두번이나 봤는데 삼연에 참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 재밌고 따뜻한 공연이었는데 (배우로)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열심히 땀 흘리고 있습니다. 재밌고 편안한 객석이었는데…드럼 의자에 앉으니 아직은 제 의자로 만들 필요가 있어서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박경찬 연출 “이번 시즌 키워드 회복, 청춘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고 찬란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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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박경찬 연출(연합)

“지난 시즌(2016년) ‘그 여름, 동물원’이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번 시즌의 키워드는 ‘회복’입니다.”


‘유도소년’ ‘총각네 야채가게’ 등 청춘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을 함께 했던 박경찬 연출은 2017년 ‘그 여름, 동물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떠나보낸 사람은 떠나갔고 남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가 중요한 이슈인 것 같아요. 지난 시즌은 창기가 그 친구를 추억하듯 그리움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시즌은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가까운 지인을 떠나보낸 후 허탈감, 상실감 등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떠난 그 사람들을 가슴에 품고 기억함으로서 이 세상에 없지만 그 사람이 가슴 속에, 기억 속에 맴돌면서 살아가는 것처럼요. 기일에 잊지 않고 모여 이야기하고 추억하면서 故김광석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이어 그는 “청소년 혹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나 이슈들은 단지 과거가 아닌 되풀이되는 이야기”라며 “청춘이라는 건 늘 아름답고 찬란한 것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빛나도록 연출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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