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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靑… 박성진·김명수 카드 접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9-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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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청문회 참석한 박성진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

 

청와대가 딜레마에 빠졌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사이에서 어느 누구도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다.

14일 청와대로 ‘부적격’이라고 적힌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가 도착했다. 청문회를 개최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박 후보자에 대해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했다”며 장관직에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기술했다.

여기에다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보고서를 채택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댔지만 이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명수 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법발전재단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3일에 이어 14일에도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방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간 입장차로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연합)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김 후보자에겐 본회의 인준안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다. 마지막 관문 역시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가 좌편향 됐다며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단단히 뿔이 난 국민의당도 자유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때처럼 부결이 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먼저 패를 보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후보자에 대한 결정과 관련해 “우리에게도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이라는 것은 하루 이틀 정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동의를 해줄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이 김 후보자의 국회표결 통과에 확신을 주지 않는 한 박 후보자가 먼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박 후보자까지 사퇴를 하고, 김 후보자의 국회표결이 부결로 끝나면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까지 포함해 3명 연속 ‘낙마’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박 후보자도 쉽게 버릴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중소기업에 지원할 예산 3조 원을 어떻게 쓸지 등 (중소벤처기업부가) 할 일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검증이 안되고, 박 후보자 머릿속에 들어있는 성향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됐다”고 사실상 불만을 내비쳤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박 후보자 인선 과정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경우 특별한 자리다. 30여 명이 후보에 올랐지만 백지신탁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4명으로 후보가 압축됐고, 이 가운데 다시 두 명으로 좁혀 검토했는데 박 후보자는 그 두 명 중 한 분”이라고 밝혔다. 수십 일에 거쳐 어렵게 후보자를 찾았는데 정책검증이 아닌 사상검증에 그쳤기 때문에 청와대 입장에서 박 후보자를 쉽게 버릴 수 없는 입장이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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