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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만성질환자, 13가 단백접합·23가 다당질 폐렴구균백신 둘다 맞아야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발생률, 65세 이상·만성질환자서 각 3.4배, 8.9배 증가

입력 2017-09-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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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오 라미레 미국 루이빌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왼쪽)과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3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카데미에서 열린 한국화이자제약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 미디어클래스에서 폐렴과 백신 접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폐렴은 대표적인 환절기 호흡기질환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국내 상병원인 2위, 사망원인 4위에 올랐다. 최근 10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사망원인으로 뽑힐 만큼 심각한 질환임에도 위험성이 과소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3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카데미에서 13가 단백접합 페렴구균백신(PCV,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 미디어클래스를 열고, 지난 7월 28일 국제의학저널 ‘감염질환임상’(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줄리오 라미레즈(Julio Ramirez) 미국 루이빌대(University of Louisville) 의대 감염내과 교수가 자신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고령자(65세 이상)·만성질환자 등 성인에서 폐렴구균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미레즈 교수팀은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community acquired pneumonia, CAP)의 발병률 및 질병부담을 확인하기 위해 2014년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2년간 루이빌(Louisville) 지역 9개 병원에 입원한 18세 이상 총 18만638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미국에서 전체 환자를 한 명씩 모두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이들 성인의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의 연간 발병률은 10만명당 649명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 18세 이상의 암 발병률이 10만명당 266명,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감염(계절독감) 발병률이 10만명당 242.8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1.6배 높은 수치다.
 
루이빌 내 65세 이상의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발병률은 연간 10만명당 2212명으로 전체 성인의 평균 발생률(10만명당 649명) 대비 2.4배가량 높았다. 흡연자 그룹과 비만·당뇨병·뇌졸중·울혈성심부전·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질환자 그룹도 일반인 그룹에 비해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환자가 많았다. COPD 그룹의 발병률이 전체 성인 평균 발생률 대비 8.9배(10만명당 5832명)로 가장 높았으며, 울혈성심부전(10만명당 3456명), 뇌졸중(10만명당 2034명), 당뇨병(10만명당 1808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65세 이상의 폐렴 발병률은 최근 20년간 같은 목표로 진행된 연구 10건 중 가장 높았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물론 전체 성인에서 그동안 폐렴 위험성이 과소 평가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라미레즈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최초로 진행된 폐렴 환자 전수조사로 기존 연구결과보다 신뢰도가 높다”며 “미국은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으로 연간 266억6000만달러(약 30조원)에 달하는 입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폐렴 발생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서 폐렴구균질환 위험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2015년 65세 이상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환자가 꾸준히 늘었으며, 2015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9명(약 93%)은 65세 이상이었다. 65세 이상의 약 90%는 COPD·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폐렴구균감염에 의한 폐렴 발생위험이 높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이 2008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국내 의료기관 11곳에서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기저질환 종류를 조사한 결과 심부전이 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COPD(41%), 당뇨병(18.6%) 등이 뒤를 이었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장)는 “인구 고령화로 전세계적으로 폐렴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나 심각성은 저평가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서 사망률이 12~14%에 달할 정도로 위험해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백신으로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인 ‘프리베나13’, 23가 다당질백신(PPV, pneumococcal polysaccharide vaccine)인 한국MSD의 ‘프로디악스23’와 한독의 ‘뉴모23(사노피아벤티스 개발)’ 등이 있다.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IP)에 따라 5세 미만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65세 이상은 23가 다당질백신을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23가 다당질백신은 항원을 폭넓게 커버하지만 T세포 매개 면역반응을 유도하지 못해 단백접합백신보다 면역원성(항원에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 생성능력, 예방효과)이 떨어질 수 있다.


정 교수는 “23가 다당질백신은 연구 결과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 등에서 단기간 예방효과를 입증한 데 그쳐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다만 13가 단백접합백신이 전체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23가 다당질백신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프리베나13의 ‘CAPiTa’(community-acquired pneumonia trial in adults) 연구결과를 근거로 2014년에 모든 65세 이상 고령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사항을 변경했다. 대한감염학회도 같은 해 ‘성인 예방접종 권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폐렴구균백신을 접종받은 적 없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18세 이상 면역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CAPiTa 임상에 네덜란드 65세 이상 노인 총 8만5000여명이 참여했으며, 연구는 이중맹검·무작위배정·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프리베나13은 백신에 포함된 13가지 혈청형에 의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을 45.6%, 폐렴구균성 폐렴을 45%, 침습성 폐렴구균증(invasive pneumococcal disease, IPD)을 75% 각각 예방했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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