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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지놈, “유전체 따라 약 성분·용량 달리 처방해야”

비타민C·카페인, 사람마다 체내 머무르는 시간·반응 다양

입력 2017-09-1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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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지놈의 소비자 직접 유전자검사 서비스(DTC)인 ‘진닥터’ 결과 예시

유전체분석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자신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적합한 의약품·식품 성분과 투여량을 결정해 이상반응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개인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동일한 약물을 투여해도 개인에 따라 약동학(pharmacokinetics, 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출 과정), 약력학(pharmacodynamics, 약물 농도와 효과의 상관관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같은 약물반응을 결정하는 유전체를 연구하는 학문을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이라고 한다.   

환자간 약물반응 차이를 일으키는 후천적 요인인 연령, 성별, 신장·간 기능 장애, 약물상호작용 등은 임상연구를 통해 진료현장에서 오래전부터 고려되고 있다. 최근엔 유전적 요인이 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발간한 ‘의약품 안전정보 보고동향’에 따르면 국내 약물 부작용 건수는 2012년 9만2375건에서 지난해 22만8939건으로 148% 늘었다.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가 1966~1996년 약물 이상반응을 조사한 결과 의사 처방대로 약을 복용한 환자 중 매년 약 200만명이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시 미국 내 사망원인의 4~6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최종문 녹십자지놈 진단검사의학 전문의는 “약물유전체검사는 환자의 유전자형 특성을 파악해 개인맞춤형 치료를 돕는다”고 자사 검사법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예컨대 약물대사효소 사이토크롬P450 2C9(Cytochrome P450 2C9, CYP2C9)의 유전자형이 정상(*1/*1)인 환자는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대표약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플라빅스’)의 표준 용량·용법을 따르면 된다”며 “하지만 유전자변이(*1/*17 또는 *17/*17)가 있는 경우 이 효소의 활성도가 높아 표준 용량·용법대로 복용하면 출혈 위험이 증가하므로 저용량 투여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YP2C9에 의해 활성화되는 클로피도그렐과 달리 CYP2C19 효소에 의해 비활성화되는 위산분비억제제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은 유전자변이(*17/*17)가 있는 경우 약물대사 속도가 빨라 혈중 유효성분 농도가 빠르게 감소한다. 이들 환자는 표준용량보다 약 2배로 늘려 복용해야 한다.

약물뿐 아니라 비타민C·카페인 등 식품 성분은 사람마다 분해속도가 달라 유전자검사 결과를 참고해 자신에 맞는 1일 섭취량을 정하는 게 좋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음식이나 보충제로 섭취해야 한다. 성인 1일 섭취 권장량은 100㎎로 정해져 있지만 비타민C의 혈중농도 관련 유전자인 SLC23A1와 SLC23A2 변이 형태에 따라 손톱이 노랗게 될 때까지 귤을 까먹어도 몸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카페인도 CYP1A2 효소의 유전자형에 따라 분해 속도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하루에 커피나 녹차를 3잔 이상 마셔도 숙면을 취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커피를 한 모금만 마셔도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 이유다. AA 유전자형인 사람은 분해 속도가 빨라 AC나 CC 유전자형인 사람에 비해 카페인에 둔감하다. 

녹십자지놈은 지난해 7월 유전자검사 관련 소비자직접서비스(DTC, direct to consumer)가 합법화되면서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닥터’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비타민C 및 카페인 대사 외에 △체질량지수 △중성지방농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피부노화 △피부탄력 △색소침착 △탈모 △모발굵기 등 총 12품목에 관한 유전자를 분석해준다. 집으로 배달된 검사키트 내 동봉된 면봉으로 자신의 구강 상피세포를 채취하고 바코드 고유번호를 키트에 붙여 기관에 발송하면 약 7일 후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진닥터는 운동처방사 및 영양학 전문가가 3만여가지 유형을 분석, 자체 개발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상태와 유전자 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양송현 녹십자지놈 대표는 “동아시아인에 중요한 유전자만 선별해 한국인에 최적화된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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