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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이제 복싱 명예의 전당으로”… 맥그리거 “주심이 너무 일찍 스톱시켰다”

입력 2017-08-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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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ING/ <YONHAP NO-3072> (USA Today Sports)
복싱 역사상 첫 50전 전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메이웨더(왼쪽)가 맥그리거를 코너에 몰아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세기의 대결에서 승자와 패자가 된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 후 소감이 눈길을 끈다.

복싱 역사상 첫 50전 전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승자’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는 경기 후 ‘진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신사 숙녀 여러분, 단언컨대 오늘 밤이 내 마지막 시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웨더는 “복싱도 종합격투기도 위대한 스포츠”라고 말한 뒤 맥그리거의 모국인 아일랜드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내 마지막 댄스 파트너 맥그리거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승자답게 맥그리거에게 박수를 보냈다.

메이웨더는 복싱 초보였던 맥그리거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며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았다”며 “우리는 팬들이 보고 싶어 한 경기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메이웨더는 “절대 판정까지 가지 않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었다”며 “파키아오와 대결 때 팬들에게 진 빚이 있었는데, 그 빚을 갚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정면 승부를 위해 물러서지 않았으며, 맥그리거의 체력이 떨어진 경기 후반을 노렸던 것이 주효했다고 경기 결과를 평했다.

이날 승리로 50전 전승이라는 완벽한 전적으로 링을 떠나게 된 메이웨더는 “전설인 로키 마르시아노처럼 나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30세도 되기 전에 UFC의 전설이 되었던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는 의욕적으로 메이웨더와 상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주심이 경기를 너무 일찍 중지시켰다”며 도전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이날 세간의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복싱 실력을 보여주었다. 경기 초반 한 때는 위력적인 어퍼컷과 송곳같은 스트레이트를 날리며 메이웨더를 움찔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5분 3라운드가 일반적인 UFC 선수 맥그리거에게 12라운드 복싱 경기는 힘에 벅찼다. 더군다나 이날 메이웨더는 평소보다 훨씬 더 침착했다. 맥그리거의 체력이 바닥날 때 까지 천천히, 그러나 위협적으로 맥그리거를 무너트렸다.

경기 후 맥그리거는 “대등한 경기라고 생각했다”며 분해 했다. 그러면서 “주심은 내가 계속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며 주심이 경기를 너무 일찍 스톱시켰다고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맥그리거는 특유의 투혼을 내보이며 “나는 단지 약간 지쳤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시 UFC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다시 복싱 경기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세기의 대결에선 패배했지만, 맥그리거는 다음 흥행을 암시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다시 한번 드러내 보인 셈이다. 머지 않아 그의 새로운 도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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