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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VIP', 이야기는 사라지고 남는 건 캐릭터와 배우 뿐

'신세계' 박훈정 감독 신작 '브이아이피'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주연
23일 개봉

입력 2017-08-24 07:00 | 신문게재 2017-08-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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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아이피’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브이아이피’(V.I.P)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과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전작 만큼의 재미를 주지 못한다. ‘신세계’는 경찰과 조직폭력배 간의 싸움을 개성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자극적으로 버무려 내 많은 마니아 팬을 만들었다.  


‘브이아이피’는 같은 누아르지만 이야기의 결이 사뭇 다르다. 초반 연쇄살인범 김광일(이종석)이 사람을 죽이는 잔혹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일상이라고 느껴지는 인물 간의 소모적인 싸움이 이어진다. 이는 북한 유력 인물 자제인 김광일을 밖으로 빼내 하루빨리 사건을 수습하려는 국정원 박재혁(장동건)과 범인만 잡으면 되는 경찰 채이도(김명민)의 감정적 대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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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아이피’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여기에 북한에서 김광일에게 복수하기 위해 내려온 리대범(박희순)까지 끼어들어 사건은 간신히 긴장감을 잡는 듯 한다. 

 

다소 차분한 두 인물과 달리 김광일에게 모든 걸 잃은 리대범은 움직일 때마다 김광일의 숨겨진, 관객 입장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거가 드러난다. 하지만 리대범의 분량은 지극히 적다 

 

이야기적으로 부족한 재미는 배우들이 채운다. ‘우는 남자’ 이후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장동건은 ‘프롤로그, 용의자, 공방, 북에서 온 귀빈 VIP, 에필로그’ 등 다섯 가지 챕터로 나뉘어진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현재이고 이야기의 중심 시점인 1~3챕터는 과거다. 시간은 극중 박재혁의 외모와 분위기 변화에서 느낄 수 있다. 과거엔 직장인 같은 국정원 직원이었다만 김광일을 경험하며 마치 007 요원처럼 변신한다.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채이도를 응원하게 된다. 성격은 괴팍하지만 경찰 내에서 범인을 잡으려는 열정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력도 출중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다른 배우와 달리 김명민은 캐릭터에 묻힌다. 

 

‘브아이아피’는 사건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영화다. 배우보다 캐릭터가 살아야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김명민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김명민이 연기하는 채이도가 아니라 작품 속 인물 채이도가 되어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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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이아이피’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김명민과 반대로 이종석은 본인을 드러내는 김광일이다. 하얗다 못해 창백해 보이는 피부에 여자의 붉은 피가 튀고 본인을 쫓는 채이도를 비웃는 모습은 그동안 비슷한 영화에서 본 익숙한 연쇄살인범의 모습이다. 차이점은 이종석이 연기를 했다는 점이다. 

 

멜로의 주인공이었던 이종석의 변신은 신선했다. 그래서 더 인상적이고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로 머리 속에 남은 채이도, 리대범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상적이다. 그래서 영화가 재미없다고 관객에게 외면받아도 대중은 김광일을 연기한 이종석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23일 개봉한 ‘브아이아피’는 초반 김광일의 잔혹한 살인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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