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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항생제·고혈압약 등 복용자, 5~15% 햇빛알레르기 겪어

나프록센 등, 자외선 흡수해 피부손상 … SPF지수 높은 자외선차단제 도움

입력 2017-08-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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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염진통제 나프록센과 같이 광화학적으로 불안정한 구조를 가진 약물은 자외선을 흡수해 홍반·부종 등 피부손상을 유발하므로 복융 후 햇빛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요즘 자외선에 노출된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을 겪는 환자가 많다.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나서 전에 없던 햇빛알레르기가 갑자기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에 의한 광(光)과민증은 소염진통제·항생제·고혈압약·당뇨병약 등을 복용한 환자의 5~15%에서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광과민증은 장시간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일광화상(sunburn)과 달리 10분 이내로 짧게 햇빛에 노출된 경우에도 나타난다.

햇빛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나프록센(naproxen)·멜록시캄(meloxicam)·케토프로펜(ketoprofen) △항생제 오플록사신(ofloxacin)·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고혈압약 캅토프릴(captopril)·니페디핀(nifedipin) △당뇨병약 글리피지드(glipizide)·글리메피리드(glimepiride) △항류마티스약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히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설파살라진(sulfasalazine) △우울증치료제 독세핀(doxepin)·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항히스타민제 염산세티리진(cetirizine HCl)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thiazide) 등 350여종이다.

약물에 의한 광과민증은 크게 광독성반응(phototoxic reactions)과 광알레르기반응(photoallergic reactions)으로 나뉜다.

광독성반응은 약의 분자구조 내에 벤젠고리와 카보닐기, 벤젠고리와 아미노기, 설파닐아마이드 등 광화학적으로 불안정한 구조가 있을 때 발생한다. 약물이 자외선을 흡수해 활성화된 후 체내 산소와 반응해 활성산소(산소라디칼)를 생성함으로써 피부세포를 손상시킨다. 햇빛을 쬔 후 24시간 내에 자외선 노출부위에 홍반·부종이 흔히 나타나며, 심하면 물집·색소침착, 전신반응으로 어지러움증·호흡곤란 등을 동반한다. 광독성반응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비면역적 과민반응으로 원인물질을 제거하면 증세가 빠르게 호전된다.

광알레르기반응은 지연성 과민반응으로 광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약물이 체내 단백질과 결합해 면역반응을 자극함으로써 발생한다. 면역반응을 일으키기까지 잠복기를 거쳐 햇빛을 쬔 후 1~10일이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며, 자외선에 다시 노출되면 1~2일 내에 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광독성반응보다 발생빈도가 드물지만 원인물질이 극소량임에도 전신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 탓에 햇빛알레르기가 생겼다면 우선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후 어떤 약물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아보는 광첩포검사(photopatch test)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꾸고 햇빛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자외선지수가 높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외출을 피하고, 약물 대부분은 자외선(파장 100~400㎚) 중에서도 자외선A(UVA, 320~400㎚)와 반응하므로 야외활동을 할 때 자외선차단지수(SPF, sun protector factor)가 높은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 광과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챙 넓은 모자·소매가 길고 색상이 밝은 옷·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게 권장된다. 

약물 외에 광과민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특발성·대사성·유전성질환 등이 있다.
특발성은 기저질환이 없는 햇빛알레르기로 일광두드러기, 다형일광발진 등이 해당된다. 일광두드러기는 햇빛 노출 후 수 초에서 수 분 내에 나타나 곧 사라지지만, 다형광발진은 태양광선 노출 30분에서 수 시간 내에 발생한 후 오래 지속된다.
광과민증을 유발하는 대사성질환으로는 적혈구 헤모글로빈의 구성물질인 헴(heme)의 간대사 과정에 이상이 생겨 혈색소 성분인 포르피린이 혈액과 조직에 침적해 문제가 되는 포르피린증이 대표적이다.
유전성질환인 △색소성 피부건조증(Xeroderma pigmentosum) △코케인증후군(Cockayne Syndrome) △로트문드톰슨증후군(RTS, Rothmund–Thomson syndrome) 등으로 광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햇빛 노출로 증상이 악화되는 광악화성질환으로는 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루푸스, lupus)과 흔한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여드름·지루성피부염·단순포진(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 등이 꼽힌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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