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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준 교수, “C형간염 검진 지원 필요” … 숨은 80% 환자 찾아야

질환 인지도 낮아 치료율 7%에 그쳐 … 신약 ‘비키라’·‘엑스비라’, 임상서 한국인 1b형 100% 완치

입력 2017-07-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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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 26일 서울 대치동 삼탄빌딩에서 열린 한국애브비 주최 ‘C형간염’ 강의에서 질환의 특성과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한 경구용 직접작용제(DAA, direct antiviral agent)의 등장으로 천연두, 소아마비에 이어 세 번째로 인류가 박멸할 수 있는 질환으로 꼽힌다. B형간염 다음으로 간암의 주된 원인이지만 질환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숨은 환자를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B형 및 C형간염 환자를 90% 줄여 간염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C형간염의 실제 진단율은 20%, 치료율은 7%로 낮아 퇴치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검진을 통해 감염자를 치료하고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므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40세와 65세에 시행하는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항목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얘기다. WHO에 따르면 전세계 C형간염 환자는 약 1억8500만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애브비는 지난 26일 김 교수를 초청해 서울 대치동 삼탄빌딩에서 기자를 대상으로 ‘C형간염’ 강의를 열었다.


C형간염은 A형간염과 다르게 음식·물로는 전염되지 않고 오염된 주사기나 바늘에 찔리는 등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고령에서 발생률이 높다. C형간염에 감염되면 환자의 15~25%는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반면 75~85%는 만성화된다. 만성 C형간염은 20년에 걸쳐 간경화로 진행되며, 환자의 1~4%는 간암으로 악화된다. 만성 C형간염 환자를 2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약 30%가 사망했는데, 주된 사망원인은 간암 및 간경화이었다.


한국BMS제약의 신약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 daclatasvir) 및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 asunaprevir)’에 이어 애브비의 C형간염 신약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ombitasvir·paritaprevir·ritonavir) 및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 dasabuvir) 등 여러 직접작용제가 출시되면서 C형간염을 퇴치하는 일은 시간 문제가 됐다.


최근 출시된 직접작용제는 C형간염바이러스(HCV)의 유전물질인 RNA의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분해효소(프로테아제)인 NS3/4A, NS5A, NS5B 등을 억제한다. 1일 1~4알, 12주 또는 24주간 복용으로 큰 부작용 없이 C형간염을 약 95% 이상 완치한다.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interferon) 성분의 주사제는 망막염으로 인한 실명, 우울증,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심해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다.


비키라·엑스비라 12주요법은 ‘ONYX’, ‘SAPPHIRE’, ‘PEARL’ 글로벌 임상연구 결과 HCV 유전자형이 1b형인 한국인 환자에서 12주째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로 완치를 의미) 100%를 보였다. 치료실패 후 다시 치료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이 아직 없어 환자의 선호도가 높다.


비키라·엑스비라는 다클린자·순베프라와 달리 NS5A 유전자의 내성관련변이(resistance associated variants, RAV)가 있는 1b형 환자에도 쓸 수 있으며, SVR12가 다클린자·순베프라의 95.6%보다 높은 게 장점이다. 전체 1b형 환자 중 약 10%에서 NS5A 내성변이가 관찰된다.


비키라·엑스비라 12주요법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인 1b형 환자 기준 본인부담금이 약 300만원(총 약값 999만3648원의 30%)으로 직접작용제 중 다클린자·순베프라 24주요법(환자부담금 약 250만원) 다음으로 저렴하다. 이는 다클린자·순베프라 약값에 NS5A 내성변이 검사비를 더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클린자·순베프라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C형간염치료제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1b형 환자의 경우 비키라·엑스비라는 아침에 비키라 2정과 엑스비라 1정을, 저녁에 엑스비라 1정을 12주간 음식과 함께 복용한다.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은 하루에 다클린자를 1회 1정, 순베프라를 2회에 1정씩 24주간 투약한다.  


김 교수는 “비키라·엑스비라는 간이식 후 신장기능이 나빠진 환자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치료옵션”이라며 “임상연구 결과 1b형 완치율(SVR12%)이 100%로 출시된 C형간염치료제 중 환자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총 치료비(300만원 안팎)가 다클린자·순베프라와 비슷하지만 치료기간이 약 3개월로 짧은 게 오히려 단기간에 약값을 모두 납부하는 게 부담스러운 환자에겐 다클린자·순베프라(약 6개월)가 여전히 우위를 가질 것”이라며 “다클린자·순베프라 요법은 1일 2회 총 3정을 24주간 복용함에도 환자들이 용법을 잘 지켜 12주간 1일 2회 총 4정을 복용하는 비키라·엑스비라 요법 역시 복약순응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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