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비바100] 다정도 병인 양하여…뮤지컬 ‘사의찬미’와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입력 2017-07-27 07:00 | 신문게재 2017-07-27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Untitled-10ppp

 

90여년 전인 1926년 8월 4일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천재 극작가이자 신극 운동의 창시자 김우진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을 한탄하며 현해탄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1632년 인도, 무굴제국의 제5대 황제 샤 자한(Shah Jahan)은 세상을 떠나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에 묻히고 싶어”라고 유언한 황후 뭄타즈 마할(Mumtaz Mahal, 황궁의 보석)과의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며 매일 2만여명의 인부들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꼬박 22년이 걸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Taj Mahal)을 완성했다.  


이처럼 ‘사랑’으로 인한 실제 사건에 극적 상상력을 더한 두 작품이 이번주 관객을 만난다. 뮤지컬 ‘사의찬미’(7월 29~10월 29일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비발디파크홀 1관)는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내를 등장시켜 배에 오를 때부터 투신까지의 5시간 행적을 따른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Guards at the Taj, 8월 1~10월 15일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은 22년에 걸쳐 완공된 타지마할을 지키는 두 젊은 근위병의 이야기다.  

 

경수선영정민
뮤지컬 ‘사의찬미’. 왼쪽부터 김우진 역의 김경수, 윤심덕 곽선영, 사내 정민.(사진제공=네오프러덕션)

  

배우이기도 한 성종완 작·연출의 ‘사의찬미’는 6월 30일 유시민유희열황교익김영하 등의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언급하며 주목받은 윤심덕과 김우진의 미스터리한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91년에는 장미희·임성민·이경영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2013년 ‘글루미데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돼 2014년까지 공연됐고 2015년 ‘사의찬미’로 제목을 바꿔 개막했다. 2년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사의찬미’는 연인이자 예술가인 윤심덕과 김우진, 두 사람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미스터리한 사내가 엮어가는 시대극이다. 


아직은 보수적인 시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불륜에 빠진 연인인 동시에 일제에 나라를 잃은 국민으로, 예술의 한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로 그리고 자유를 억압당한 예술인으로서 김우진과 윤심덕이 겪었을 억압과 답답함, 극단적인 고독이 두 사람을 무섭게도 몰아붙이는 ‘사내’라는 인물에 투영된다. 

 

사의찬미-포스터_소

윤심덕의 유작 ‘사의 찬미’를 녹여낸 넘버에 힘을 보태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 현악 3중주 라이브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번 ‘사의찬미’는 ‘글루미데이’ 시절 배우들과 2015년 출연 배우들, 새로 합류하는 배우들이 1, 2차팀으로 나뉘어 무대에 오른다. 

 

29일 개막부터 무대에 오르는 1차 팀은 ‘글루미데이’부터 함께 한 김우진 역의 김경수·정문성, 윤심덕 안유진·곽선영이다. 사내는 ‘리틀잭’ ‘명동로망스’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트레이스 유’ 등의 정민과 최근 조승우‧배두나 주연의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는 윤세원 역의 이규형과이 번갈아 연기한다 

 

8월 30일부터 10월 29일 마지막 공연까지를 책임질 김우진은 2015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라흐마니노프’ ‘프라이드’ ‘슬루스’ ‘쓰릴미’ 비스티’ 등의 정동화와 보디가드’ ‘곤 투모로우’ ‘지구를 지켜라’ ‘아랑가등의 이율이 캐스팅됐으며 보도지침’ ‘비스티’ ‘미드나잇등의 고상호가 새로 합류했다.

 

윤심덕은 2015년부터 함께 한 록키호러쇼’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최수진에 안녕, 여름’ ‘난쟁이들’ ‘등의 최유하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아랑가’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의 최연우가 새로 합류했다. 

 

사내는 2015년 출연했던 ‘3일간의 비’ ‘쓰릴 미’ ‘도리안 그레이’ ‘마마돈크라이’ 등의 최재웅, ‘슬루스’ ‘비스티’ ‘팬레터’ ‘로기수’ 등의 김종구와 더불어 프라이드’ ‘광염소나타’ ‘! 캐롤’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성두섭이 새로 캐스팅됐다. 

 

우진경수사내정민
뮤지컬 '사의찬미' 초연부터 함께 한 김우진 역의 김경수(왼쪽)와 정민.(사진제공=네오프러덕션)

 

벌써 네 번째 출연인 사내 역의 정민은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다. 초연부터 재연, 삼연을 거쳐 사내라는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여러 가지 치장을 해왔다. 이번에는 재·삼연의 느낌을 초연의 사내에 덮어씌울 것”이라며 “(성종완) 연출님이 오늘도 말씀하신다. 담백하게 그리고 최대한 깔끔하게”라고 캐릭터에 대해 귀띔했다.

 

초연부터 김우진으로 분하고 있는 김경수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함없는 심덕에 대한 사랑 그리고 김우진의 이상과 시대 현실 사이의 정신적 방황을 그리고자 한다”며 “하지만 역사적 과도기의 희생양이 아닌 본인 의지로 스스로 서는 가장 아름다운 선택을 하는 한 남자가 보였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시즌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사랑받는 ‘사의찬미’ 일원인 게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되고 책임감이 생깁니다. 한회 한회 소중하게, 끝나는 그 날까지 작품에 대한 분석과 고민을 놓지 않겠습니다. ‘사의찬미’는 계속 디벨로프(Develop) 돼야하니까요.”  

 

문성유진규형
뮤지컬 ‘사의찬미’. 왼쪽부터 사내 역의 이규형, 윤심덕 안유진, 김우진 정문성.(사진제공=네오프러덕션)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연극 ‘바그다드 동물원의 뱅갈 호랑이’, 영화 ‘드리프트데이’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희곡·시나리오 작가 라지브 조셉(Rajiv Joseph)의 2016년 뉴욕 초연작으로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타지마할은 비극적이고 처참한 결말을 맞은 남자의 영원하길 바라는 사랑이 깃든 공간이다. 22년간 이어지던 황제의 사랑 놀음에 동원된 백성은 도탄에 빠졌고 국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설상가상 황위 계승을 둘러싼 골육상잔으로 그는 아들들의 외면으로 요새에 갇혀 비참한 여생을 보냈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그런 시대 오랜 친구지만 전혀 다른 성향의 휴마윤과 바불이 드디어 완성돼 세상에 공개되는 첫날 타지마할을 등지고 보초를 서면서 나누는 대화를 담고 있다. 

타지마할의 근위병 포스터_소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사진제공=달컴퍼니)

절대 돌아봐서는 안되는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 말도 안되는 임무, 이를 통해 두 사람은 부당한 권력에 대한 충성, 이로 불거진 갈등과 우정, 인간의 가치,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의 변화를 겪게 된다. 

 

원칙주의자로 주어진 의무와 임무에 충성을 다하는 휴마윤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바불, 두 사람이 긴장감을 유지하며 이어가는 대화는 때론 코믹하고 때론 날카로우며 또 때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확정 짓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을 진행한 후 최종 배역을 결정했다고 알려진 ‘타지마할의 근위병’ 중 휴마윤은 ‘올드 위키드 송’ ‘지킬앤하이드’ ‘스토리 오브 마이라이프’ ‘잭더리퍼’ ‘삼총사’ 등 무대 뿐 아니라 김희선·김선아 주연의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 등 드라마에서도 활동 중인 조성윤과 ‘에드거 앨런 포’ ‘리타’ ‘씨왓아이워너씨’ ‘넥스트 투 노멀’ ‘트레이스유’ 등의 최재림이 번갈아 연기한다. 

 

바불은 ‘슬루스’ ‘비스티’ ‘팬레터’ ‘로기수’ 등의 김종구와 ‘미친키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쓰릴 미’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이상이가 맡는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