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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제습기 '울고', 선글라스·에어컨 '웃고'… 지각장마에 희비 엇갈리는 유통업계

입력 2017-06-28 16:35 | 신문게재 2017-06-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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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내리는 서울…폭염주의보 8일 만에 해제
가랑비가 내린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연합)

 

올해 장마가 늦어지면서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창 성수기를 맞아야 할 장마 관련 용품은 뜸한 비 소식에 매출이 상당히 저조한 반면, 장마철에 매출이 줄어드는 백화점 등은 오히려 땡볕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 제품이 반짝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이달 말에 들어서야 제주에 상륙해 7월 초부터 내륙지역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통상 장마가 6월 20일쯤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흘 이상 늦어지는 셈이다.

기상청은 장마가 오더라도 내달 강수량이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장마가 늦어지면서 장마용품 판매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27일~6월26일)간 레인부츠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 감소했다. 우산과 제습기 등 장마철에 매출이 늘어나는 상품들 역시 판매량이 각각 22%, 36% 줄어들었다.

11번가에서도 최근 한 달간 레인부츠와 우의 매출이 7%, 5%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119%, 143% 매출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무척 저조한 수치다.

특히 장마철 대표 가전으로 자리 잡은 제습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장마철 특수가 한창일 시즌이지만 가뭄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G마켓에서 최근 한 달간 제습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29% 감소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제습기는 최근 가뭄과 장마가 늦어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작년 여름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가전제품은 에어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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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무더위에 수영복·선글라스 등 바캉스용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사진은 한 백화점에서 선글라스를 고르고 있는 시민들.(연합)

반면 백화점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통상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장마 기간에는 손님들이 평상시보다 20~30% 가량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비가 오지 않아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여름철 바캉스 관련 상품 매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1일~23일) 들어 수영복, 래시가드 등 비치웨어는 10.1%, 선글라스 20.7%, 샌들 32.7% 매출이 신장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지난 23일부터 여름 세일에 돌입해 여름 시즌상품 물량을 대거 투입했다. 다른 백화점들도 29일부터 이어지는 여름 정기세일 기간에 여름철 바캉스 제품을 대대적으로 선보여 매출 극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판매가 저조한 장마용품과 달리 무더위 용품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최근 한 달간 G마켓에서 쿨매트, 휴대용 선풍기, 물놀이 용품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328%, 167%, 21% 늘어났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한동안 극심했던 폭염으로 가뭄이 심해지고 장마가 늦어지면서 무더위 제품들을 찾는 이가 급증했다”며 “전국에 골고루 내리는 장마보다 비가 국지적으로 쏟아지면서 장마용품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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