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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뮤지컬 ‘햄릿’ 잇단 공연 취소, 배우 왕따설, 설상가상 온라인 암표상 기승…뮤지컬계 고질병에 신음

공연 취소 배신·빅스 켄 왕따설 암투·프리미엄 붙인 암표상 불법…막후의 비극
뮤지컬 '햄릿' 공연 취소에 빅스 켄 왕따설, 뮤지컬 '나폴레옹' 쇼케이스 앞두고 제작사 플미, 플미충 강력대응 나서

입력 2017-06-23 07:00 | 신문게재 2017-06-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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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안한 지경이다. 지난주 브로드웨이 내한 뮤지컬 ‘드림걸즈’가 공연취소, 잦은 캐스팅 교체로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하더니 이번엔 뮤지컬 ‘햄릿’이 15, 17일 사전 공지는커녕 공연시간이 한참이나 지나서야 공연취소를 알려 구설수에 올랐다.  

 

‘드림걸즈’가 출연배우들의 사고 및 건강상태, 공연에 임하는 태도의 문제였다면 ‘햄릿’은 한국 공연계의 고질병인 임금 체불과 돌려막기식 제작 관행이 불거진 형국이다. 15일 “기술적 문제”라고 공연 취소 이유를 밝힌 제작사 ㈜더길은 17일 공연 취소를 알리면서 “스태프들과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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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햄릿 이지훈과 이정화, 햄릿 B1A4 신우·빅스 켄,·비투비 서은광(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공연 취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두 갈래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근본적인 해결 없이 공연을 계속하는 건 문제를 더 키우는 일”이라며 이 시점에서 공연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관객들이 객석을 채운 상태에서 공연을 하지 않은 건 아쉽다”며 ‘쇼 머스 고 온’(Show Must Go on) 마인드가 사라진 데 안타까움을 표한다. 

 

두 가지 주장이 무엇을 말하건 결국 그 피해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연장을 찾았다 허탈하게 그냥 돌아서야 했던 관객과 ‘열정페이’를 강요당하는 스태프들, 배우들의 몫이다. 


‘햄릿’의 공연 취소 사태는 엉뚱하게도 아이돌·뮤지컬 팬덤의 신경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햄릿’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으로 미국의 유명 연출가인 로버트 요한슨, 체코 국민 아티스트 야넥 레덱츠키, 브로드웨이의 안무가 제이미 맥다이넬이 참여했고 빅스 켄, 비투비 서은광, B1A4 신우 등 아이들 그룹 멤버들이 대거 출연한다.

 

제대로 된 공연 취소 이유가 알려지기 전까지 뮤지컬 팬덤 사이에서는 아이돌그룹 멤버의 지각이나 불성실한 태도의 문제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스태프들과의 문제’가 알려지면서는 일부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빅스 켄의 왕따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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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취소된 15, 17일 회차의 주인공 햄릿이 빅스의 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또 다른 햄릿인 이지훈이 스태프들과 회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오필리어 역 배우 이정화의 SNS에 주연배우 중 유일하게 켄만 팔로잉이 안돼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아이돌 팬덤 사이에 켄을 노린 ‘선택적 보이콧’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어느 하나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여러 가지 의혹과 논란이 난무하는 가운데 20일 더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남은 공연 기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 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지만 언제 또다시 공연이 취소되거나 중단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모양새다.

 

설상가상 프리미엄이 붙은 불법 암표 문제도 불거졌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선점해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온라인 암표상들의 성행에 ‘플미’(프리미엄 티켓), ‘플미충’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나폴레옹] 단체 포스터 2_마이클 리,박혜나,강홍석,정대현(B
뮤지컬 '나폴레옹'.(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사람 손으로 하는 예매는 어떻게든 자동 프로그램보다 빠를 수 없으니 공연의 좋은 자리 티켓 대부분은 암표상들 차지가 된다. 문제는 온라인 암표상 대부분이 게릴라처럼 개인적으로 움직이는데다 정확한 정보도 없어 규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을 색출한다 하더라도 적용할 만한 법규제도 없는 상태다.  

 

아이돌그룹의 공연, 팬미팅, 인기 뮤지컬 등 전방위적으로 성행 중인 온라인 암표상들에 대해 뮤지컬 ‘나폴레옹’(7월 13일~10월 22일 샤롯데씨어터)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의 박영석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폴레옹’ 공연 및 쇼케이스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업체에서 판매하는 좌석을 확인, 부정거래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비워 놓은 채로 공연을 하더라도 좌석을 막는 방식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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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 제작사 쇼미디어 그룹의 공지.(사진=홈페이지)

실제로 쇼미디어그룹은 중고나라나 티켓베이 등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불법 거래되고 있는 쇼케이스 좌석을 공개하고 실예매자의 본인확인을 더욱 각별히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연출가 리처드 오조니언과 한국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아시아 초연되는 뮤지컬 ‘나폴레옹’에는 마이클 리·임태경·한지상·정선아·박혜나·강홍석·정상윤 등 인기 베테랑 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팬텀싱어’ 출신의 백형훈·기세중·박유겸, 아이돌그룹 멤버인 비투비 이창섭·BAP 정대현 등이 대거 출연한다.  

 

현재 5000원짜리 ‘나폴레옹’ 쇼케이스(6월 2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 티켓은 10만원을 호가하며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사(쇼미디어그룹) 차원에서도 공정위에 제소방침 검토해보고 민형사상 가능한 법적 검토를 할 것”이라며 “결코 현대판 봉이김선달이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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