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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횡포? "광해가 슬퍼할 노릇"...'대립군' 구슬땀 속 비통한 국면

입력 2017-06-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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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미이라
(사진='대립군, '미이라' 포스터)

6일 영화 '미이라'가 개봉하면서 '대립군'이 분통한 상황을 맞았다.

 

극장들이 '원더우먼'과 '미이라'에 극장을 몰아주면서 '대립군'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은 5일 자신의 SNS에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분통한 심경을 표했다.

정윤철 감독은 이날 "대립군을 더 이상 영화관에서 볼 수 없게 됐다"는 내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 하다"고 토로하며 "아무리 호불호가 갈리고 예매율이 낮지만 개봉 1주도 채 안되었는데… 영화를 좋게 본 분들의 입소문은 커녕, 개봉했으니 이제 막 보려고 하는 이들조차 영화를 만나기 힘들어졌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다. 독과점 문제를 늘 지적해왔기에 제 영화가 혹시나 극장을 너무 많이 차지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6일만에 퐁당퐁당 교차상영이라니"라고 한탄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면,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없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사는 곳이 아니다. 90억짜리 영화가 이렇게 당하는데 작은 독립영화들은 얼마나 우습고 하찮은 파리목숨이겠나. 조선시대 비정규직이었던 대립군들을 어렵게 불러냈건만 현 시대에서도 그들은 차별과 멸시 속에 씁쓸히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애도해달라. 이름없는 그들의 영혼이 잠시라도 발붙일 때는 아직 오지 않은 듯 하다"고 얘기했다.

 

또 "모쪼록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주에 보시기 바란다. 다음 주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거의 사라질테니.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대립군'은 같은 날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원더우먼'과 6일 개봉하는 '미이라' 등 외화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까지 '대립군'의 첫 주 누적관객수는 66만7954명. 10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극장가는 숭고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보다 볼거리 위주의 영화에 더 힘을 실은 형국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영화팬은 "정윤철 감독의 얘기에 공감했다"며 "광해가 슬퍼할 노릇"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여진구)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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