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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크린 속 '악녀' 많아지길

입력 2017-06-04 16:02 | 신문게재 2017-06-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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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문화부 기자

“요즘 보기 드문 여자 주인공 영화입니다. 출연한 소감이 어떠세요?”

한국 영화에서 여자가 주인공이 돼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드물다. 최근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자보다 남자다. 그래서 간혹 여자 원톱 영화가 등장할 때면 배우 당사자에게 예외 없이 이 질문이 던져진다. 오는 8일 개봉하는 김옥빈 주연의 ‘악녀’도 그렇다.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부 작품을 제외하곤 대부분 영화가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된다. 큰돈을 투자해 그 이상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만드는 작업에서 위험 요소는 최대한 피해 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여자 주인공이다. 아직 관객은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익숙하다. 그동안 남자가 주연, 여자가 조연인 영화를 봐왔고 그런 사회를 살아왔다.

실제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살펴보면 여자 원톱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최민식, 황정민, 이병헌, 송강호, 하정우 등 다 남자다.

요즘 서점가에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화제다. 책은 대한민국에 뿌리 깊게 박힌 남녀 차별을 한 여자의 시선으로 풀어내 독자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은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곧 남성 중심 사회에서 고통받는 여자의 삶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그 전엔 ‘악녀’가 먼저 관객을 만난다. 극 중 김옥빈은 ‘킬빌’의 우마 서먼을 연상시키는 액션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여성 히어로의 원조 ‘원더우먼’을 향한 관객 반응도 뜨겁다. 배우 국적과 장르는 다르지만 여자 원톱 영화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을 다 본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만족도는 아주 높다. 여자가 주인공이어서 문제가 될 건 전혀 없었다.

 

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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