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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프랑큰 퍼터 같은 김성수 음악감독, 브래드 같은 마이클 리

입력 2017-06-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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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어떤 작품이 들어오든 제일 먼저 생각하는 배우가 마이클 리예요. 모든 작품을 같이 하고 싶어요.”

김성수 음악감독의 말에 “저도 그래요”라고 대꾸하는 마이클 리, 두 사람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15), ‘에드거 앨런 포’(2016), 마이클 리의 콘서트 ‘So Far’(2017), 김성수 감독의 ‘송포유’(2017)에 이어 ‘록키호러쇼’(8월 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나폴레옹’(7월 15~10월 22일 샤롯데씨어터)까지를 ‘함께’ 했고 ‘함께’ 하고 있으며 ‘함께’ 할 예정이다.

김성수 감독이 한동안 뮤지컬계를 떠났다 201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복귀했으니 2년여만에 함께 하는 작업만 벌써 6번째다.

“둘이 같이 있으면 좋아요.”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으더니 김성수 감독은 급기야 “마이클이 제 인생을 지배하고 있어요”란다.


◇매일 신나는 ‘록키호러쇼’, 마이클 리의 카타르시스, 김성수 감독의 친정?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뮤지컬배우  마이클
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정말 훌륭한 작품이에요. 음악도 너무 좋고 내용도 너무 웃기고 팀워크도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재밌어요.”

‘너무’를 몇번이나 붙일 정도로 마이클 리가 극찬하는, 그리고 김성수 감독이 ‘포비든플레닛’(2002)에 이어 본격적으로 뮤지컬에 뛰어든(2005) 계기가 된 ‘록키호러쇼’는 SF 판타지, 컬트, B급 호러, 코미디, 퀴어, 짙은 화장, 가터벨트, 망사스타킹…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정서, 기괴한 캐릭터, 무아지경으로 따라추게 되는 정체 모를 댄스 등으로 무장한 B급 컬트 뮤지컬이다.

리처드 오브라이언(Richard O‘Brien)의 작품으로 1973년 영국 런던 로열코트 극장(60석 규모)에서 초연됐고 다음해부터 1979년까지 500석 규모의 킹스로드 극장에서 2960회 연속 공연했고 1975년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록키호러쇼]프랑큰퍼터(마이클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제공=알앤디웍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는 코미디를 거의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록키호러쇼’를 하면서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죠.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하지만 연습을 할 때도 무대에 오르는 지금도 너무 흥분되고 좋아요.”

마이클 리가 연기하는 프랑큰 퍼터 박사(마이클리·송용진·조형균, 이하 가나다 순)는 양성애자 외계인이며 복장도착 성향과 인간을 창조하고픈 야망 등을 가진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프랑큰 퍼터는 어렵고 낯선 캐릭터죠. 안맞을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중요해요. 이 작품은 삶의 룰이나 규칙, 사회적 관례 등을 벗어나 다시 삶을 시작하게 해요. 그렇게 세상을 보면 완전 자유롭게 살 수 있죠.”

마이클 리가 연기하는 프랑큰 퍼터 뿐 아니다. 트랜스섹슈얼 별에서 온 외계인 집사남매 마젠타(김영주·리사·서문탁)와 리프라프(고훈정·김찬호), 결혼을 앞둔 브래드(고은성·박영수·백형훈)와 자넷(김다혜·이지수·최수진), 인조인간 록키(최관희), 불량청년 에디와 그의 삼촌이자 브래·자넷의 은사 스캇 박사(지혜근), 쇼걸 콜롬비아(전예지) 등 극 중 캐릭터들은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들이다. 

 

어디서 쉽게 접하기도, 적응하기도 어려운 인물들이다. 이에 “제일 적응 못했던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김성수 감독의 “No One”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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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진짜 아무도 없었어요. 이미 준비된 배우들이죠. 배우들도 배우들이지만 이번에 정말 놀란 건 쇼케이스 때부터의 관객들 반응이에요. 예전에 ‘록키호러쇼’를 할 때는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도무지 받아들여질 것 같지가 않았거든요. 이제 ‘록키호러쇼’를 받아들일 때가 됐구나 싶어 놀랐죠.”

김성수 감독은 2008~2009년 시즌 후 다시 개막하는 ‘록키호러쇼’에 합류하는 소감을 “성덕(성공한 덕후)의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때는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들을 이제 너무 좋은 배우들과 표현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해요. 사실 원작만 따라가도 되는데 그게 제일 어려워요. 하지만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가 없잖아요. 저나 마이클이나 오루피나 연출이나 이미 이전부터 즐기고 있었고 그 묘미의 포인트가 뭔 줄 알고 있죠.”

이미 오래 전 ‘록키호러쇼’의 관객용 리액션 대본을 찾아보기도 했을 정도였다. 당시는 환영받지 못했던 관객용 대본은 이제 신나서 숙지해야할 것이 됐다. 결국 ‘록키호러쇼’는 배우들이나 창작진 그리고 극을 보는 관객들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 셈이다.


◇B급과 저속함 사이, 그래서 중요한 배우들과 리더십, 번지점프하는 기분으로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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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마이클 리의 말처럼 B급 문화의 핵심인 세련된 것과 관능은 과장된 것과 천박함의 경계를 넘나든다. 삐끗하면 부자연스러워지고 과장돼 보이는가 하면 천박해지기 때문이다.

“B급의 가장 큰 미학은 취향이죠. 취향에서 시작되고 취향이 모든 것이에요. 그 취향이 곧 룰이고 규칙이에요. 그 취향만 이해하면 구석구석 숨은 빈틈들만 채워가면 돼요. 그래서 배우들 캐릭터 구축이 80%예요. 음악이 좋다고 하지만 캐릭터 구축에 실패하면 아무 소용없어지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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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창작진과 배우 간의 신뢰를 강조했다. 


“오루피나 연출이 늘 관능적이고 세련돼야지 더럽게까지 가면 절대 안된다고 얘기하곤 했어요. 그래서 배우들의 책임이 막중했고 음악감독님, 연출님의 리더십이 진짜 중요했죠. 100% 믿어야 하죠.”

이어 첫 런(처음부터 끝까지 본공연처럼 하는 연습)에서 이미 등퇴장 동선까지 정해졌고 런이 끝난 후 45분만에 주인공부터 앙상블까지가 지켜야할 디테일 노트를 내밀었다는 오루피나 연출에 대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록키는 제 아기잖아요. 그래서 대사 시작하기 전에 ‘야!’를 넣었더니 우리 (오루피나) 연출님이 ‘마이클 앞으로는 야 쓰면 안돼. 무시한다고 느낄 수 있어’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자칫 천박하거나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마이클 리의 우려에 김성수 감독은 “의도된 B급”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 작품을 만드는 관건은 되게 러프해 보이지만 실상은 정교한 B급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 기본은 B급 정서를 이해하는 거예요. 정서적으로 공감대가 생기면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스태프와 배우 등 인력구성이 중요해요. 동시에 상상력을 넓히기 위한 한계를 뚜렷이 두면 돼요. 음악적으로는 조감독, 음악팀 사이에 규칙을 정했어요. 심지어는 특정 상표까지 지정하기도 하죠.”

2000년대에 출시된 기타 줄, 몸체, 페달(이펙터), 앰프 등 1970년대를 표현하는 데 절대 쓰면 안되는 음악적 규칙들 안에서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제대로 B급의 묘미를 살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
뮤지컬 ‘록키호러쇼’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노래 연습도 그랬어요. 배우들이 지켜야할 규칙을 정하고 그것만 지키면 뭐든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전 뭔가를 시키기보다 지켜보는 게 일이었죠. 배우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그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게 제 역할이고 혹시나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면 배우들이 가져온 몇 가지 중 뭐가 좋겠다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였죠.”

물론 예외인 두세 경우에는 철저하게 지적하고 설명과 이해시키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기도 했다는 김성수 감독은 연습 대부분을 마이클 리 등 배우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넋놓고 쳐다보며 보냈다.

“제가 기술적으로 한국발음이 완벽하질 않잖아요. 성수 감독님이 제가 모르는 것을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게다가 음악적 느낌을 너무 잘 알아요. 가끔 제가 기술적으로 음악을 따라가고 있으면 ‘마이클, 라인을 따르지 말고 알아서 자유롭게 해’라고 여지를 주세요. 최소한의 규칙을 주시고 그 다음은 알아서 하라고 하시죠. 감독님은 아무 것도 안한다고 하시지만 저희 배우들한테는 정말 너무 좋은 거예요.” 

  

[록키호러쇼]프랑큰퍼터_스캇박사(마이클리,지혜근)
'록키호러쇼'(사진제공=알앤디웍스)

 

이 역시 최소한의 규칙과 배우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더불어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 해도 이를 김 감독 스스로가 단박에 알게 될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록키호러쇼’는 저 스스로 곡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면 겁나서라도 배우에게 여지를 줄 수가 없어요. 진짜 안될 것 같으면 저 스스로 알거거든요. 혹시나 자유를 줬는데 안맞는 걸 하는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가 알 거기 때문에 괜찮은 거예요. 번지점프를 할 때 줄을 매달고 있어서 뛰어내릴 수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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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렇게 김성수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듯 신나게 작업 중이란다.

“재능 많은 배우들의 서너지를 얻는 게 목적이잖아요. 앞으로 한국 뮤지컬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해요.”


◇흑화된 순교자? 마이클 리 “프랑큰 포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프랑큰 포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저랑 너무 달라서. 저는 브래드 같은 사람인 것 같아요.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겁이 많죠. 사실 겁이 많아서 배우가 됐거든요. 역할에 따라 연기적으로라도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실제 생활에서도 그런 사람이고 싶고 프랑큰 포터 같은 사람, (김)성수 감독님 같은 사람을 만나면 너무 좋아요.”

“우리 감독님은 여유 있고 오픈마인드”라고 덧붙인 마이클 리의 “프랑큰 포터 같다”는 표현에 김성수 감독이 마냥 좋아 웃는다.  


“프랑큰 포터는 오버하고 열정도 많고 어떤 면에서는 여성적이기도 하죠. 비주얼적인 걸 떠나서 계속 생각하는 건 섹슈얼 프리덤(성적 자유)이에요. 이는 프랑큰 포터가 지구에 온 이유기도 하죠. 브레드와 자넷은 결혼하기 전에 섹스를 참고 있어요. 하지만 남녀를 떠나서 안고 싶으면 안아주고 키스하고 싶으면 키스하면 되지 왜 그런 룰 속에 사냐고 일깨우는 게 프랑큰 포터의 매력 같아요. 그런데 힘과 권력을 받아 지구에 오면서 나쁜 생각을 하게 되죠. 모두가 누리는 그 자유를 콘트롤하고자 하는, 또 다른 권력을 추구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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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이클 리의 말에 김성수 감독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흑화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순교자 같다”고 표현했다. 마이클 리 역시 “성적이고 완전 반대지만”이라며 “연습할 때부터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동의를 표했다.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도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통해요.”

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성수 감독님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문화적 경험이나 환경은 사람마다 다르다. 마이클 리는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고 심리학을 전공하다 1995년 ‘미스 사이공’ 브로드웨이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뮤지컬배우  마이클리
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김성수 감독은 ‘솔라리스’, ‘노스텔지아’, ‘이반의 어린시절’, ‘희생’ 등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보다 음악에 빠져들어 음악공부를 시작했고 피터 그린 영화 속 마이클 리만 음악의 미니멀리즘을 하고 싶어 할리우드의 뮤지션스 인스티튜트(Musicians Institute)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근본이나 기본기 없이 파다 보니 내일 당장 음악을 그만둬도 여한이 없는” 음악감독이다.

“각자가 접한 문화적 배경이나 취향들은 다 다르고 그걸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건 힘들어요. 그런데 마이클과는 배경 설명 없이도 얘기가 가능해져요. 예를 들자면 어릴 때 들었던 밴드 러시(Rush, 1968년 결성된 캐나다 록밴드)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바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거든요. 굉장히 귀중하죠.”


◇지루할 틈이 없는 넘버들, 그 중 백미 ‘더 타임워프’ ‘사이언스 픽션’ ‘스위트 트랜스베스타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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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18곡 중에 지루한 넘버가 하나도 없어요. 아무리 좋은 뮤지컬도 서사구조나 텍스트로 풀어야하는 부분들이 있다보니 지루한 넘버나 구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록키호러쇼’는 그럴 틈이 없어요.”

이렇게 설명한 김성수 감독과 마이클 리는 “더 타임워프’(The Time Warp)가 가장 유명하고 훌륭한 넘버”라고 입을 모은다. 김성수 감독은 “다 너무 좋아서 추천 넘버를 꼽기도 힘들 정도”라면서도 노래도 좋지만 가사에 많은 것들이 녹아 있는 마젠타의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과 프랑큰 피터 박사가 첫 등장하는 ‘스위트 트랜스베스타잇’(Sweet Transvestite)을 추천 넘버로 꼽았다.

“마젠타지만 마젠타가 아닌 관찰자가 부르는 ‘사이언스 픽션’은 이 작품의 모든 DNA가 들어있는 곡이에요. 사실 ‘록키호러쇼’는 이 노래를 부르는 여배우들의 꿈속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 넘버에는 김성수 감독의 첫 뮤지컬의 원작 영화인 ‘포비든플레닛’부터 ‘투명인간’, ‘왕거미 타란튤라’ 등 ‘록키호러쇼’가 영향을 받은 작품들 리스트로 빼곡하다. 이는 김 감독과 마이클 리가 열광하는 공감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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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가사에 집중하고 있어요. 프랑큰 포터의 노래도 멋지지만 가사랑 연기가 더 중요한 작품이거든요.”

마이클 리의 말에 김성수 감독은 “작곡이 레스타티브(오페라 중 여러 명이 대화하듯 노래하는 형식) 같은 느낌이라 호흡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마이클은 노래는 대사같이 대사는 노래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연습 중에 다른 공연보다 조금 편했다”고 말하는 마이클 리에 김성수 감독은 “그렇지만 엄청나게 준비했다”고 말을 보탰다.

“미리부터 자기 관리를 하면서 차곡차곡 준비했어요. 연습 중 언어 때문에 절대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엄청났죠. 마이클 리는 B급, 컬트 등의 코드를 맞추는 게 중요한 ‘록키호러쇼’에서 이 작품의 원본이 가진 정서를 자연스레 가져올 수 있는 배우예요. 선수 겸 코치 같은 배우였죠. 제가 했던 역대 작품 중 배우들 케미스트리는 ‘록키호러쇼’가 최고예요.”


◇결국 외치는 ‘Don’t Dream It, Be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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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프랑큰 퍼터 역의 마이클 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Don’t Dream it, Be it! 결국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Don‘t Living Your Mind, Living The World, 마음속에서만 살지 말고 경험으로 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Don’t Dream, Make The Dream a Reality. 꿈은 좋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만들자고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마이클 리는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 그렇게 살죠. 사람들은 열정으로 꿈만 꾸고 살아요. ‘록키호러쇼’는 크레이지한 내용이고 B급이지만 그런 우리를 생각하면 되게 짠해요. 그래서 이 작품이 너무 좋아요.”

김성수 감독 역시 ‘Don’t Dream it, Be it’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록키호러쇼’를 마이클 리를 비롯한 배우들, 스태프들과 하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모두는 일을 해야 하죠. 하지만 성수 감독님같은 좋은 사람, 친구 같은 사람이랑 하면 더 신나요. 그렇게 되면 일이 아니거든요. 노는 것 같고 얼마나 좋아요.”

마냥 좋아 웃는 마이클 리에 김성수 감독은 “‘록키호러쇼’는 진짜 노는 기분”이라고 말을 보탠다.

“B급은 (자금, 유통방식 등) 한계 때문에 애초 의도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추종자들을 양산하는 문화 현상이에요.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예요. 우리가 알아서 해석하는 거죠. 2017년의 한국에서 공연되면서 마이클 리, 조형균, 송용진에 의해 프랑큰 포터는 또 다른 개연성을 가지게 될 거예요. 그렇게 하나하나 모여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작품이 계속 발전하는 게 재밌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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