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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다채롭고 밀도있게! 미로 같은 사람 속 파헤치는 3가지 색 미스터리 심리극 ‘인터뷰’ ‘슬루스’ ‘프로즌’

입력 2017-06-01 07:00 | 신문게재 2017-06-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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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과 선망, 용서와 복수, 죄책감과 생존본능…6월 첫주는 복잡하게 얽히거나 극명하게 대비되는 미스터리 심리극의 향연이다. 스타 연출과 배우군단이 의기투합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도 묘하게 얽혀드는 사람의 심리를 촘촘하고 다채롭게 그린 작품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뮤지컬 ‘인터뷰’(6월 1~8월 20일 대학로 TOM 1관), 연극 ‘슬루스’(6월 2~7월 23일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프로즌’(6월 6~7월 16일 예그린씨어터), 저마다의 색으로 무장한 소극장 심리극 3편이 일제히 막을 올린다. 

뮤지컬 ‘인터뷰’는 한국 창작뮤지컬로 2015년 5월 김수로가 큐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 본공연,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일본 교토, 도쿄 공연 등을 거치며 가능성을 타진한 ‘인터뷰’는 배우 출신의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한 극으로 살인사건을 둘러싼 생존본능과 죄책감, 분노 등이 복잡하게 얽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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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터뷰' 출연진. 위 왼쪽부터 유진 킴 역의 이건명·박건형·강필석·임병근. 가운데 왼쪽부터 싱클레어 역의 이지훈·김재범·김경수·이용규·고은성. 아래 왼쪽부터 조안 역의 민경아·김다혜·김주연·임소윤.(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

예민하고 냉철한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강필석·민영기·박건형·이건명·임병근, 이하 가나다 순), 미스터리한 작가 지망생이자 해리성장애를 앓고 있는 싱클레어 고든(고은성·김경수·김재범·이용규·이지훈)이 펼치는 심리 대결과 그들의 과거에 제각각 흩어진 기억 속 소녀 조안(김다혜·김주연·민경아·임소윤)을 매개로 한 진실 찾기 과정을 담고 있다. 

지난해 함께 했던 유진 킴 역의 이건명·민영기·임병근, 싱클레어 역의 김경수·이용규·고은성, 조안 역의 김주연에 강필석, 박건형, 김재범, 이지훈, 민경아, 김다혜, 임소윤 등이 새로 합류했다. 역대 최다 멀티 캐스팅은 위험한 지경에 이를 정도로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김수로 프로듀서의 배려다. 

멀티 캐스팅으로 인한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와 더불어 ‘인터뷰’의 불안요소는 공연계에서는 다소 식상한 다중인격 캐릭터와 초연 당시부터 불거졌던 살인미화 논란이다.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해 변화를 꾀했다고 알려진 ‘인터뷰’가 살인자에 대한 연민, 살인의 정당성 부여 등의 논란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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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슬루스' 왼쪽부터 마일로 역의 정문성, 앤드류 정동화.(사진제공=네오프로덕션)

연극 ‘슬루스’는 1970년 영국 웨스트엔드, 197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수차례 변주되고 있는 심리극의 거장 안소니 샤퍼의 동명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유명 추리소설작가 앤드류 와이크(김종구·정동화)와 그 아내의 젊은 내연남인 미용사 마일로 틴들(정문성·정욱진)이 벌이는 기묘한 심리 복수극이다. 

1972년 조셉 L. 맨케비츠 감독, 로렌스 올리비에·마이클 케인 주연의 ‘발자국’, 2007년에는 배우 출신의 케네스 브레너 감독, 주드 로와 마이클 케인 주연의 ‘추적’ 등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트릭과 반전이 난무하는 ‘슬루스’는 ‘지상 최후의 농담’으로 한차례 호흡을 맞춘 문삼화 연출, 오세혁 작가가 의기투합한 2인극이다. 원작이 노인 세대 앤드류와 젊은 세대 마일로의 싸움이었다면 2017년의 연극 ‘슬루스’는 같은 세대의 두 사람이 각자 다른 무기로 싸우는 심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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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슬루스' 왼쪽부터 앤드류 역의 김종구, 마일로 정욱진.(사진제공=네오프로덕션)

각색의 오세혁 작가는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앤드류와 마일로는 같은 세대지만 누리고 있는 계급, 향유하고 있는 문화가 다르다”며 “앤드류는 소설, 마일로는 연극으로 같은 세대의 두 사람이 각자 다른 무기로 대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앤드류는 뮤지컬 ‘비스티’의 마담에 더블캐스팅됐던 김종구·정동화가, 마일로는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헬퍼봇 올리버로 번갈아 무대에 올랐던 정문성·정욱진이 연기한다. ‘슬루스’의 불안요소는 원작의 변주와 젊어진 배우들이다. 젊음과 원숙함, 풍요로움에 대한 질투와 동경이 소설과 연극을 무기로 한 같은 세대의 대결로 변주되면서 원작 희곡, 두편의 영화와 어떻게 달라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극단 맨씨어터의 10주년 기념작인 ‘프로즌’은 연쇄살인을 둘러싼 인물들의 극심한 갈등과 심리변화를 그린다. 브라이오니 래버리의 대표작으로 스타 연출가인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이 2015년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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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프로즌'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랄프 역 이석준·박호산·이창훈, 아그네샤 정수영, 낸시 우현주.(사진제공=맨씨어터)

연쇄살인범이자 소아성애자인 랄프(박호산·이석준·이창훈), 연쇄살인으로 딸을 잃은 엄마 낸시(우현주), 사이코패스가 질병이라고 믿는 정신과 의사 아그네샤(정수영)의 극과 극 심리가 교차되며 벌이는 강렬하고 촘촘한 스릴러다.

초연의 랄프 이석준, 박호산에 ‘흑흑흑 희희희’ ‘데블인사이드’ ‘비(BEA)’ 등의 이창훈이 새로 합류했고 맨씨어터의 대표이기도 한 배우 우현주가 딸을 잃은 상실감과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갈등하는 엄마 낸시를, ‘톡톡’ ‘미친키스’ 등의 정수영이 선악을 넘나드는 아그네샤를 연기한다.

강렬하게 폭발하는 감정들로 범죄에 대한 용서와 복수, 인간의 선하고 악한 본성 등에 질문을 던지는 ‘프로즌’의 김광보 연출은 “각 캐릭터들의 감정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작품의 깊이를 더하겠다”고 귀띔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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