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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식후땡·모닝담배는 흡연자 로망? 몸 깊숙한 곳부터 병든다

독성물질 페릴라르틴, 침에 녹아 단맛 내 … 아침담배, 폐암·두경부암 위험 높여

입력 2017-05-18 07:00 | 신문게재 2017-05-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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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흡연
일부 여성 흡연자가 몸에 덜 해롭다고 생각하는 순한담배는 혈중 니코틴 농도 유지를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연기를 폐 깊숙이 들이마시게 하므로 건강에 더 좋지 않다.

직장인 흡연자들에게 점심식사 후 ‘식후땡(식사 후 흡연을 의미하는 속어)’은 일과 중 몇 안되는 낙이자 휴식이다. 밥을 먹은 뒤 담배를 입에 물면 오전 회의시간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소화도 더 잘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피우는 담배가 ‘꿀맛’이라는 흡연자도 많다. 밤새 야근에 시달리거나 직장 상사에게 꾸중을 들은 뒤에도 어김없이 담배에 손이 간다. 하지만 식후땡, 모닝담배 등 그릇된 흡연 습관은 그 자체만으로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더욱 위험한 존재로 만드는 요인이다.

식사 후 담배가 끌리는 것은 일종의 조건반사와 같다. 밥을 먹으면 입안에 침이 다량 분비된다. 이때 흡연을 하면 담배의 페릴라르틴(Perillartin)이라는 단맛을 내는 성분이 침에 녹아 단맛이 느껴진다.

또 식사 후 입 속에 남아있는 기름기가 쓴맛을 느끼는 혀의 안쪽 부위를 코팅해 상대적으로 단맛을 더 잘 느끼게 한다. 하지만 식사 후에는 위장의 연동운동과 혈액순환이 빨라져 담배연기 속 유독물질이 더 많이 흡수될 수 있다.

아침 기상 직후 30분 내에 흡연 욕구가 강하게 밀려온다면 이미 니코틴의존증일 확률이 높다. 특히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아침 첫 담배를 피울 때 연기를 더 많이, 더 깊이 흡입하는 경향이 있어 각종 독소물질이 체내의 더 깊숙한 곳에 축적되기 쉽다.

‘모닝담배’는 암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아침 흡연 시간이 빠를수록 폐암 위험이 3~4배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흡연량이 하루에 10개비 이하인 사람이 아침 담배를 피우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대 연구팀이 2011년 ‘미국암학회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상 직후 30분 이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1시간 이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 높았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의 약 90%가 음주와 흡연에 의해 발생하는데 특히 아침 흡연은 발병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원인”이라며 “두경부암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므로 아침 애연가들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후두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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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직후 담배는 심혈관계에도 가장 치명적이다. 새벽이나 아침이 되면 밤새 안정을 유지했던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맥박이 빠르게 뛰고, 혈관수축이 활발해지며, 혈소판 응집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이런 작용이 더욱 촉진돼 심장에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연구 결과 기상 직후 흡연한 사람은 수축기혈압이 평균 10% 상승했고, 고혈압 발병률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후땡이나 모닝담배를 즐겨 온 금연자는 금연클리닉 등을 통해 잘못된 습관부터 교정한 뒤 흡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입 안에 붉거나 흰 얼룩은 없는지, 목소리가 이상하거나 아프지는 않은지 체크하는 등 정기검진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또 비만한 흡연자는 체내 염증수치가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어 금연과 체중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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