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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비스핑·GSP, 숭어보다 위험한 망둥이?

입력 2017-05-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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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영국). 큰 경기에서 유독 약한 탓에 큰 돈을 벌 이벤트 매치업에 욕심을 부리고 있다. 사진=UFC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이 있다. 남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UFC에도 이 같은 속담이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UFC는 맥그리거 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지고 있다. 처음에 맥그리거가 명분에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일 때만 해도 ‘맑은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모방 파이터들이 늘어나며 상당수 체급이 진흙탕으로 변해버렸다. 복귀 후에도 강자들을 상대로 하는 방어전보다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복싱매치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돈도 되거니와 져도 잃을 것이 없기 때문.

맥그리거의 제멋대로 행보가 통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높은 상품성 때문이다. 분명 명분에는 어긋나지만 워낙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니 UFC 역시 방관을 떠나 협조(?)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독이 든 성배’라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맥그리거가 벌어주는 돈의 힘을 무시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따라하는 선수들이다. 맥그리거 한명은 예외라 치더라도 다른 파이터들까지 “나는 왜 안 돼?” 마인드로 동참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맥그리거의 행보가 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의 UFC는 명예, 명분보다 당장의 이익만이 우선시되는 판이 되고 말았다.

맥그리거를 따라하는 이중 가장 큰 골칫거리는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이다. 상대의 부상과 방심을 틈타 운 좋게 챔피언이 된 그는 벨트를 차기 무섭게 이벤트 매치업을 외치고 있다.

많은 전적에도 큰 경기에서 유독 약했던 과거에 비추어 선수로서 자존심을 찾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비스핑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 실력만 따지면 상위 랭커 누구와 붙어도 이기기 힘든 상황에서 타이틀은 오래 지니고 돈을 벌고 싶어 하기 때문에 꼼수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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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 비스핑이라면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선 듯 막대한 파이트머니를 노리고 있다. 사진= UFC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뛰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또 다른 망둥이가 나타났다.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다.

생 피에르는 현역 시절 장기 타이틀 집권은 했으나 지루한 파이팅으로 체급의 재앙으로 불렸다. 체급에 강한 도전자가 속출하자 적당한 시기에 은퇴를 하는 영리한 행보까지 선보였다. 비스핑은 슈퍼파이트를 요구했고 생 피에르 역시 기쁘게 받아들였다.

비스핑 입장에서는 은퇴한 아래 체급 챔피언은 체급 상위랭커보다 덜 부담스럽다. 많은 파이트머니도 오갈 수 있다. 생 피에르 역시 약체 챔피언 비스핑이라면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둘은 현재까지도 대진시기를 조절하며 멀쩡한 상위 랭커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최고와 최고를 붙여주던 예전의 UFC는 어디 갔냐”는 전 챔피언 루크 락홀드의 한마디는 씁쓸하기 짝이 없는 UFC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UFC 211>에서 화끈한 펀치로 산토스를 때려눕힌 미오치치가 살린 불씨를 크게 살려야 할 때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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