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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혼밥' 이제 선택 아닌 필수

놓치지 말아야 할 '혼자 밥 먹을 때 장점 7가지'

입력 2017-05-08 07:00 | 신문게재 2017-05-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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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는 오바마 前 대통령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을 이르는 ‘혼밥’이라는 신조어는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새롭지 않은 표현이다. 보통 신조어는 젊은 사람들만 공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혼자 밥 먹고 술 마시고 영화 보는 것을 각각 뜻하는 ‘혼밥’, ‘혼술’, ‘혼영’ 같은 표현은 장년층과 노년층에게 이미 ‘생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 통계청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는 전체의 27%를 차지해, 동네 네 집 중 한 집은 ‘1인가구’인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5년에는 세 집 중 한 집은 1인가구로 채워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 같은 현상은 핵가족을 이미 넘어선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 전체에서 노년층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에서는 이미 보편적 복지· 사회 정책의 중요한 고려대상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대중화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와 맥을 같이해 온 공동체 사회에 익숙해진 사회구성원들이, 어색함을 극복하고서라도 ‘혼밥’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들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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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화장실에서 혼자 밥 먹는 린제이 로한

 

올해 3월초 ‘미국 심장협회’ 연례회의에서 눈길을 끌었던 내용이 있었다.

다이어트 혹은 체중관리 중인 150명의 대상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혼자가 아닌 2명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 회식 등의 경우 ‘정량섭취’에 실패할, 즉 과식을 할 확률이 60%에 달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들은 혼자 밥을 먹을 때 체중조절이나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직장에서 누군가 생일이라서 케이크를 놓고 둘러앉아 먹는 간식의 경우 과식을 할 확률은 40%, 차에서 무언가를 먹는 경우는 30%로 다이어트에 가장 안전한 식사장소는 ‘차 안’으로 나타났다.

한편 프랑스의 한 스타트업 기업은 주로 점심 때 함께 밥 먹을 사람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이 회사의 대표 마리에 슈니간은 자신이 사회초년생 시절 투자은행 UBS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동종 업계 사람들과 두루 사귀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진지하고 정중하게 접근할수록 자신을 경쟁자로 생각해 경계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연유로 ‘네버 잇 얼론’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이는 ‘혼밥’을 거부하거나 피하려는 것이 아닌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패션매거진 마담 느와르에는 ‘나를 위한 혼밥, 그 이유는?’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여기서 제시한 7가지 중 혼밥이야말로 ‘나를 위한 것’이라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밥을 먹는 동안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그것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도 혼자 밥을 먹는 경우, 뇌가 집중력을 발휘해 소화기관의 흡수효율을 높여주고 또한 언제 정확히 배가 부른지, 즉 몸이 원하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인지하기 좋다. 이는 물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여러 사람이 밥을 먹을 때는 나 자신도 모르는 ‘인정욕구’가 발동되어 내가 그 자리를 즐기고 있고 그 증거로 잘 먹는 모습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아무래도 과식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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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혼밥의 장점은 바쁜 일과 중 혼자 식사하는 약 30분의 시간은 가벼운 명상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한다. 혼자 밥 먹는 동안은 그 어떤 ‘리액션’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네 번째 혼밥의 장점은 바로 규칙적인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친구들 혹은 동료들과 먹는 식사는 장소와 메뉴 등 참석자들 간 합의가 필수적이므로 저녁만 해도 6시, 7시반 등 시간이 번번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반면 혼자 밥을 먹으면 매일 일정한 시간에 계획적인 식사가 가능하고 이 역시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

다섯 번째 ‘가끔은 혼밥을 해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원치 않는 술 자리를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을 꼽았다.

여섯 번째, 혼밥하는 시간은 독서에도 유용하다고 한다. 혼자 밥을 먹으면 매일 있는 점심시간만 활용해도 며칠 내로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주장인데, 사람들은 전화 통화나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지 않고 혼자 앉아서 오로지 밥만 먹는 사람을 보통 자존감이 높고 스스로 당당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물론 위와 같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심리학자들은 혼자 밥 먹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이들을 일컫는 ‘Solomangarephobia(솔로맨게어포비아)’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을 정도다.

최근 여행전문 마케팅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는 ‘혼자 밥 먹는 고객을 잡아라’라는 지침을 공개했다. 이 지침서 내용에 따르면 혼자 레스토랑에 들어온 사람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이 ‘한 분이세요?’라는 것이며 그만큼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은 처음부터 마음을 열 수 있게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밝힌다.

보통 업주들이 혼자 밥 먹으러 온 사람을 반기지 않는 이유가 매출 때문인데 이 역시 ‘소탐대실(小貪大失)’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혼밥’을 하는 사람은 보통 트렌드에 민감하고 주변에서 소개자로서의 영향력도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고객의 환심을 사고 주변에 좋은 평판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누군가 혼자 밥을 먹으러 왔을 때가 제일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일찍이 “사자나 늑대처럼 내 삶의 온전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뭐든 혼자 먹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만일 이 ‘혼밥’을 피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즐기는 경지에 오른다면 위의 장점 그대로 ‘자존감 높고 건강하며 그 어렵다는 다이어트도 성공하는, 무엇보다 내 인생에 있어서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주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hw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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