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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꼬부랑 할머니, 이제는 정겹지 않다

입력 2017-05-09 07:00 | 신문게재 2017-05-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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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모병원장_3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꼬부랑 할머니’는 우리에게 정겨운 이미지다. 동구 밖까지 나와 가족을 반겨주시고, 손주들을 위해 손수 고구마를 삶아주시는 우리네 할머니의 예전 모습이다. 하지만 꼬부랑 할머니의 모습에는 ‘희생’이라는 단어도 내포돼 있다. 사실 희생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척추가 꼬부라진 형태는 노화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 증상이기 때문이다.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이다. 실제 2014년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은 전체 환자 약 131만명 중 약 93.7%(122만8000명)가 50대 이상이었다. 그 중 70대가 약 44만4000명(33.9%), 80대 이상은 약 13만5000명(10.3%)으로 70대 이상 노인 인구(474만1000명) 10명 중 1명(12.2%)은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다. 특히 연골이나 뼈 등이 약해지고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여성의 경우 남성 환자보다 약 2배 가까이 더 많다.

척추관이 좁아져서 통증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디스크와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척추관절의 퇴행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주변 인대조직이 붓고 두꺼워지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안쪽 공간이 좁아진다. 또한 척추관절 뼈 자체가 두꺼워지거나 신경이 있는 방향으로 증식해 척추 신경이 지나가야 할 공간을 압박하면서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에, 흔히 디스크라고 일컫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다양한 원인으로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 질병이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근이나 허리 주변 근육을 꾸준히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 코어근육은 척추의 퇴행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을 통해 운동치료를 겸비한다면 통증 억제에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핫팩이나 따뜻한 물수건을 환부에 갖다 대는 방식의 온찜질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반신욕도 찜질처럼 기혈순환을 도와 통증을 줄여준다.

특히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의 개선은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꼭 필요하다. 특히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크므로, 오래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며 몸의 긴장감을 없애 주거나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굳은 척추 근육과 인대를 풀어줘야 한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그런 만큼 어떻게 늙느냐(well-aging)가 화두인 시점이다. 의학기술과 소득이 증가 한만큼 더 이상 꼬부랑 할머니는 없어야 한다. 꼬부랑 할머니는 동요나 전래동화 속에서만 존재했으면 한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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