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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대선’ 르펜, 마크롱 고향서 노동계층 표심 공략 ‘판정승’

입력 2017-04-27 10:45 | 신문게재 2017-04-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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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에 진출한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가운데)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소도시 아미앵에 있는 가전기업 월풀의 공장에서 근로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미소 짓고 있다. (AFP=연합)

 

프랑스 대선 결선에 진출한 마린 르펜이 26일(현지시간) 경쟁자 에마뉘엘 마크롱의 고향인 프랑스 북부 소도시 아미앵에서 좌절한 노동계층의 표심을 기습 공략해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중도신당 ‘앙 마르슈’(전진) 대선 후보 마크롱은 자신의 고향인 아미앵 상공회의소를 찾아 노조대표들과 미국계 가전기업 월풀의 공장 이전에 따른 근로자들의 실업 위기와 관련해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극우성향 르펜 후보가 사전 예고 없이 기자들을 대동하고 월풀 공장에 나타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유세를 진행한 것이다.

르펜은 월풀 공장 앞 주차장에서 근로자들과 만나 마크롱을 야만적인 세계화에 찬성하는 친(親)기업 인사라고 비난하며 자신이 진정한 노동자들의 대변자라고 주장했다.

르펜은 “모두가 마크롱이 기업 편이라는 걸 안다”면서 기자들에게 “마크롱이 노조 대표 두세 명을 만나러 갔지만, 나는 레스토랑이 아닌 이곳 공장 주차장에 노동자들과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상공회의소에서 노조대표들과의 면담을 마치고 르펜의 방문소식을 접한 마크롱은 황급히 계획을 수정해 월풀 공장을 찾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야유와 “대통령 마린 르펜”을 외치는 구호뿐이었다.

고향에서 좌절한 노동계층의 표심을 공략한 르펜의 기습 행보에 마크롱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펜은 월풀이 이곳의 공장을 폴란드로 옮기기로 한 뒤 일터를 잃게 될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이자 프랑스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전 등을 내걸고 집중 공략지역으로 삼아왔다.

아미앵의 표심은 대선 1차 투표 득표율(마크롱 21.7%, 르펜 30.4%)에서 나타나듯 이미 르펜에게로 기울었다.

마크롱은 각종 여론조사의 우위에 도취해 이미 승리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도 직면하고 있다.

마린 르펜이 결선진출이 확정된 후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마크롱은 1차 투표 당일 파리의 한 고급음식점에서 새벽까지 떠들썩하게 축하연을 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급히 승리를 예단하고 있다는 여론의 비난이 마크롱에게로 쏟아졌다.

특히 르몽드는 “파리를 점령하려고 마음먹었던 유능한 은행가 시절의 습관이 다시 나왔다”며 투자은행 출신의 마크롱을 비꼬기도 했다.

이는 르펜 측에도 공격의 빌미가 돼 르펜은 “유권자와 민주주의 제도를 우습게 여기고 있다”며 마크롱을 맹공격했다.

결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마크롱은 전열을 가다듬고 자신의 고향 아미앵을 방문했지만, 세계화와 공장의 외국 이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근로자들은 르펜에게 환호를 보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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