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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줄기세포 치료에도 ‘급’이 있다 … 고가 시술 후에도 효과 적은 이유?

‘명품시술’ 이미지 굳어졌지만 장비따라 효과 천차만별 … 이윤 남기려 가짜 활용

입력 2017-04-27 07:00 | 신문게재 2017-04-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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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줄기세포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장비와 키트를 갖추고 진짜 줄기세포치료를 한다고 홍보하는 비양심적이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당수 의사 탓에 제대로 시행하는 줄기세포치료 병원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 서울 청담동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항노화 케어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C모 원장(48)은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자신의 환자가 피부관리(에스테틱)를 원해 인근 피부·미용 클리닉으로 환자를 보냈더니 당초 줄기세포치료를 하지도 않던 그곳에서 줄기세포 피부관리 3회 300만 원 등 수백만원어치 에스테틱 치료를 끊었다. 문제는 그 환자가 “피부 에스테틱도 줄기세포치료도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최근 미용·성형·피부 업계에서 ‘럭셔리 마케팅’으로 떠오른 게 ‘줄기세포’다. 지난해 ‘VIP가 즐겨받는 시술’로 드러나며 입지가 더욱 견고해졌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분화 세포다. 줄기세포는 적절한 조건을 맞춰주면 여러 조직세포로 분화하는 게 특징으로 체내 주입 시 면역억제반응, 항염증효과, 신생혈관 생성, 빠른 회복 유도 등으로 치료효과를 낸다.  

14까만장갑
줄기세포치료가 안티에이징 케어에 쓰이는 분야는 다양하다. 통증개선·전신항노화 등 노화된 신체를 젊은 컨디션으로 강화하고, 남성 발기부전·여성 갱년기 치료에도 활용된다. 특히 미용 분야에선 피부 진피층에 주사하면 노화·주름·탄력을 개선한다. 안면부·손등·가슴 등에 지방이식할 때 줄기세포를 첨가하면 생착률을 높이는 부스터로 쓰인다.

문제는 제대로 된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는 곳이 드물다는 점이다. 백이면 백, ‘진짜 줄기세포치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10곳 중 3~4곳은 효과가 떨어지는 시술을 하는 실정이다.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려면 억대 줄기세포추출장비, 수십만~수백만원대 1회용 치료키트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의료기기 비용에 병원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비양심적인 일부 의사들은 오리지널 장비 대신 줄기세포 추출 효율성이 떨어지는 저가 장비나 효능이 의심되는 PRP(혈소판풍부혈장, platelet·rich plasma)추출키트를 갖추고 ‘리얼 줄기세포 치료’라고 꼼수를 부린다.

오리지널 줄기세포 추출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줄기세포추출장비’로 인증받은 제품을 말한다. 이를 제외한 제품은 줄기세포추출기가 아니라 ‘원심분리기’로 허가받은 뒤 ‘줄기세포추출장비’로 쓰일 뿐이다. 원심분리기로 허가받은 장비라면 굳이 줄기세포 추출량을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판별이 가능하다.

섬유아세포 증식 및 혈관생성 도움에 효과가 있는 것에 불과한 PRP키트는 1개당 1만~10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치료비로 회당 100만 원을 부르는 경우가 허다해 가히 폭리라 할 수 있다. 일부 대형 성형외과조차 오리지널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보여주기용’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소모품 키트 비용이 비싼 탓에 환자에겐 ‘정품을 쓴다’고 안심시키곤 수면마취 후 저가 장비를 쓰기도 한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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