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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남상미 “러브라인·민폐 캐릭터 NO! 주도적 역할에 만족해요”

[人더컬처] 결혼·출산 후 복귀 성공… '윤대리' 남상미

입력 2017-04-19 07:00 | 신문게재 2017-04-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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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상미 (사진제공=제이알이엔티)

 

남상미(33)는 ‘김과장’의 당당한 을(乙)이었다. 극중 정의롭고 승부욕 강한 경리부 윤하경 대리 역을 맡은 그는 권모술수와 사내정치가 판치는 TQ그룹에서 소신껏 목소리를 내는 구성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남상미는 “하경 역을 통해 진한 동료애와 우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경이는 제 성격, 저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 캐릭터입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주는 모습은 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회사원상이죠. 하지만 하경처럼 회사 다니면 한직으로 밀려난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회사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드라마 촬영을 하며 사라졌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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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 속 남상미 (사진제공=KBS)

드라마 속 미모의 여주인공은 사건을 해결하면서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기 일쑤다. 그러나 하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사 김과장을 도와 오롯이 TQ그룹 내 비리 척결에만 매달린다. 이런 하경 캐릭터는 남상미의 바람과 이를 수용한 제작진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었다. 


“일부러 러브라인이 없는 작품을 고집했어요. 드라마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여주인공이 사랑 대문에 고민하고 감정 소모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제작진에게 여주인공이 멜로에 주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죠. 감사하게도 제 의견을 흔쾌히 수용해주셔서 여주인공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어요.”

2014년 결혼 뒤 출산을 거쳐 아내로, 엄마로 살아왔던 남상미는 ‘김과장’을 통해 2년만에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는 처음 ‘김과장’을 택한 이유로 “지금 이 시기 대중들에게 가장 필요한 드라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과장’은 따뜻한 드라마라는 느낌을 받았죠. 세상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억울한 사람, 사연많은 사람 참 많은데 그들의 얘기를 듣고 위로해주고 싶은 게 배우가 가진 매력이잖아요.”

드라마가 가진 따뜻한 매력은 현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일례로 김과장과 군산에서 올라온 후배와 함께 TQ택배 관계자의 불륜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은 당초 하경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재훈PD는 “하경을 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며 조연배우에게 이 장면을 맡겼다. 남상미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며 “저보다 더 연기를 잘하고 더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분이 맡아서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한신이라도 더 돋보이고 싶은 여타 배우들과는 다른 마음가짐이다.

“‘김과장’에는 연기파 배우들이 즐비했어요. 저보다 그분들이 잘 소화해낼 것 같아 오히려 제 대사를 해보라고 독려하기도 했죠. 저는 사건을 해결했던 것보다 저희 부서원들이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쓰다듬어 주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현장에서 추 부장님(김원해)이 저보고 ‘하경 엄마’라고 부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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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 속 남상미 (사진제공=KBS)

 

‘김과장’이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졌듯 배우 남상미에게도 전환점이 됐다. 그동안 주로 남성에게 사랑받는 수동적인 캐릭터를 도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 말했다. 예능울렁증이 있고 요리도 못하지만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tvN ‘집밥백선생’)에 고정출연하며 드라마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직접 만든 ‘맛간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남상미는 “살림달인 시어머니가 ‘좀 달긴 하지만 먹을만하다’고 칭찬하셨다”고 미소지었다.

20대 초반, 서울 한양대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미모로 유명세를 탔던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고 웃으며 말했다.

“‘얼짱 남상미’라는 수식어가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식적으로 예쁜 걸 인정받았잖아요.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나는 사건도 아니죠. 그 시절이 있기에 지금의 배우 남상미가 존재할 수 있었어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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