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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넘치는 콘텐츠에 ‘정보중독’ … 뇌 디톡스 생각한다면 ‘싱글태스킹’부터 도전

정보 축적 강박 인포마니아, 심할 경우 인터넷중독 … 정보수집보다 선택이 더 중요

입력 2017-04-13 07:00 | 신문게재 2017-04-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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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최모(23)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떡밥’(정보, 혹은 사건을 의미하는 신조어)이 올라오진 않았을까 자꾸 궁금해서 수시로 스마트폰을 열어본다”며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원하는 가격으로 올라올 때까지 중고카페를 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가지 이슈에 ‘꽂히면’ 직성이 풀릴 때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연예인 관련 가십, 자취방 매물, 성형외과 수술정보 등 분야는 무궁무진이다.

정보에 열광하는 사용자를 ‘인포러스트’(infolust)라고 부른다.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열망·욕구를 뜻하는 ‘러스트’(lust)의 합성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최대한 정보를 서치하고, 습득하며, 다른 유저에게 공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옥스퍼드사전에는 ‘인포마니아’(Informania)라는 단어도 등재됐다.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를 사용해 뉴스나 정보를 확인하고 축적하려는 강박적 욕구를 의미한다. 이런 욕구는 무의미한 웹서핑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2012년 논문을 통해 인터넷중독의 유형을 ‘웹 서핑형’과 ‘정보수집형’으로 분류했다. 정보수집형은 업무나 학업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파일을 내려 받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정보를 취합하고,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에 몰두한 나머지 실제 일에는 이를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다. 강박적, 완벽주의적 성격과 연관성이 깊다.

웹 서핑형은 필요 없는 정보까지 검색하며 탐색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유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접속해 ‘잠깐 봐야지’ 했을 뿐인데 어느 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의 패턴이 깨지고, 업무나 학업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정보과잉은 정보중독을 낳고, 판단력을 빼앗는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큐레이션’이다. ‘보살피다’는 뜻의 라틴어 ‘큐라레’(curare)에서 유래됐으나 경제학 연구자인 마이클 바스카는 큐레이션을 ‘덜어내는 힘’이라고 새로 정의했다. 정보를 얼마나 모으느냐보다,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인간의 뇌는 선조들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한 번에 약 7개의 정보만 기억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3%에 불과하지만 신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만큼 휴식이 없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혈압·혈당·체중 등이 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멀티태스킹’ 대신 한번에 한가지 일만 처리하는 ‘싱글태스킹’으로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몰리는 정보를 제대로 덜어내야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발상 전환의 계기가 생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 과잉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한 요즘 잠시 생각을 멈추고, 머릿속에 가득 찬 정보를 적절히 비울 때 뇌가 건강해진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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