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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에 변비까지, 현대인 중복증후군 주의보

기능성 위장질환 환자 31.1% 소화불량·대장증후군 동반 … 우울감·오심·더부룩함 심해

입력 2017-03-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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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왼쪽)·최윤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센터 교수

불규칙한 생활 패턴과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현대인들의 위·장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능성 위장관질환자 10명 중 3명꼴로 ‘중복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증후군은 기능성소화불량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센터 김나영, 최윤진 교수 연구팀은 한국형 위장관 질환의 증상과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2009~2016년에 위·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는 기능성 위장질환 환자 354명과 건강한 대조군 278명을 대상으로 위장관 질환 설문지에 따라 증상을 분석하고 불안과 우울 증상에 대해 확인했다.


해부학적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는 기능성 위장관질환은 복통·오심·속쓰림·소화불량과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설사·변비·가스부글거림 등 하부 위장관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대별할 수 있다. 또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상복부 통증 증후군’과 ‘식후 불편감 증후군’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변비형’과 ‘설사형’으로 세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호소하는 354명 가운데 과민성대장증후군까지 보이는 환자는 110명으로 무려 31.1%에 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식후 불편감 소화불량증’과 ‘변비형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두 가지 증상이 심할수록 우울감이 높다는 사실도 밝혔다.


중복증후군 환자의 평균연령은 47.2세로 소화불량증만 있는 군의 51.9세보다 평균 연령이 낮았고 여성의 비율이 66.4%로 높았다. 또 미혼, 이혼, 사별의 비율과 음주력이 높았고 우울점수도 10.1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질환 증상도 단일 질환과 다르게 나타났다. 증복증후군 환자는 단일 질환 환자보다 복부 불편감이나 복통, 조기 포만감, 식후 포만감, 더부룩함, 오심 등이 심했고 우울감도 높았다.


연구팀이 단일 질환 환자가 중복증후군으로 악화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화불량증에 따른 우울감이 심하고 더부룩함이 동반될 때 증복증후군이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영 교수는 “불규칙한 생활습관.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함께 호소하는 중복증후군의 유병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는 두 질환이 우연에 의해 중복되는 게 아니라 내장과민성, 감염, 심리현상, 유전형, 뇌와 위장관 사이의 상호작용인 뇌장축(brain-gut axis) 반응 등이 연관돼 중복되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능성 위장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날수록 우울점수가 높게 확인된 만큼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단순한 스트레스에 의한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위장기능 개선과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유도하는 새로운 약제 및 치료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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