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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부작용 괴담' 자궁경부암 백신 진실은…예방률 90% 이상

입력 2017-02-16 07:00 | 신문게재 2017-02-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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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접종
12세 이전 여자 어린이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 등을 2회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궁경부암(HPV)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PV백신은 필수예방접종국가지원사업(NIP)에 따라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딸,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추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꺼림칙하네요.”

자궁경부암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암종이지만 국내에서는 접종률이 높지 않다. 이는 부모들 사이에서 떠도는 ‘백신 괴담’ 탓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제약사의 로비로 맞지 않아도 될 백신을 맞는 것’, ‘의사는 자신의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는다’ 등 낭설을 적잖이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낭설이 ‘정설’로 굳어지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자칫 딸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앗아가는 꼴이 될 수 있다. 백신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2013년 일본에서 나타난 ‘백신 접종 후 후유증’ 사건 이후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과 이상반응은 상관관계가 없고,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를 내렸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HPV 아형은 약 100여 종 이상으로, 암과 연관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암과 연관성은 낮지만 양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약 70%가 고위험형 아형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이다. HPV에 감염됐다고 바로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엔 감염돼도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감염 후 약 80% 가량은 1~2년 내에 자연 소멸된다. 반대로 소멸되지 않고 감염이 반복되면 자궁경부 세포변화가 유발될 우려가 높아진다. 이를 방치하면 일부가 결국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된다.

장하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다보니 바이러스를 미리 차단하는 게 최선”이라며 “더욱이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사망 주요 원인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관심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유일한 예방책이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암학회는 관련 임상연구 분석 결과 적정 연령에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자의 90% 이상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학회는 12세 이전 연령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양과 횟수의 백신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내는 항체가 유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인은 백신을 3회 접종받는 것에 비해 12세 이전 어린이는 2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릴 때 미리 맞추는 게 의학적,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무료로 접종되는 HPV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서바릭스’와 한국MSD의 ‘가다실’ 등이 있다. 이들 두 백신은 100여 종이 넘는 HPV 중 고위험군인 16과 18형을 예방하도록 설계됐다. 가다실의 경우 성기 사마귀의 주요 원인인 6형과 11형에 대한 항체를 유도할 수 있는 항원이 추가적으로 포함돼 있다. 이것이 가다실이 서바릭스보다 비싼 주요 이유다.

서바릭스는 16, 18 아형 두 가지에 대한 백신이지만 암 예방 효과와 관련되는 항체 유도능이 가다실보다 월등히 높다. 임상시험을 통해 15~25세 여성 대상 3회 접종 시 HPV 16·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서 100%, HPV 아형에 상관없이 자궁경부암 전 단계의 인유두종바이러스감염질환(전암병변, CIN3)에 대해 약 93.2%의 매우 우수한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9~14세 여아를 대상으로 한 2회 접종(0, 6개월)에서 3회 접종과 유사한 면역반응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2015년 우리나라 12세 여아 25만300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의 비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서바릭스는 가다실과 비교해 추가적으로 CIN1(경증의 자궁경부상피이행증) 증례 2776건, CIN2·3(중등도 및 중증 자궁경부상피이행증) 증례 718건, 자궁경부암 증례 244건 및 사망 99건을 예방했을 것으로 평가됐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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