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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연VS정문홍 2R, 멘토와 멘티가 어쩌다 성적 모욕까지

입력 2017-02-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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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연 선수.(연합)

“나도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진짜 원하는지 안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넌 꼭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경기 전 스스로 다잡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 방에 모든 것을 잃고 싶지 않으면 정말 열심히 해라.” 

로드FC 정문홍 대표가 SBS ‘일요일이좋다-룸메이트’에서 ‘미녀 파이터’ 송가연에게 전한 진심 어린 충고와 격려였다. 어깨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송가연을 위로하는 말이기도 했다. 단체 대표와 선수를 넘어 좋은 멘토와 멘티로 보였다. 

그랬던 둘의 관계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도 모자라 눈에 불을 켜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관계로 변해버렸다. 형사고소와 무고 맞고소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또 기름이 부어졌다. 

이미 분쟁의 1라운드는 펼쳐졌다. 송가연은 “로드FC를 나간 뒤 배은망덕하다는 식의 비난을 받았다. 그렇지만 난 스타나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로드FC와 계약한 게 아니라 격투 선수가 되고자 계약을 했던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송가연은 지난 2015년, 로드FC 자회사로 알려진 소속사인 수박 E&M을 상대로 “매니지먼트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출연료 또한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전속계약을 해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2월 법원은 송가연의 손을 들어줬고, 수박이엔앰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2라운드가 시작됐다. 한 달 전부터 징후는 있었다. 송가연은 지난 1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로드 FC 정문홍 대표로부터 성적 모욕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송가연은 “누가 옳다 틀리다 그런 내막을 다 알릴 수는 없으나 그런 사적인 일을 빌미로 협박을 당하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해를 본 것은 저이기에 정문홍 대표님께 항상 증오가 컸고 그 의도를 묻고 싶었다”며 “애초에 왜 개인적인 일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언론플레이를 시작했는가”라고 반문했다. 

7일 마침내 터졌다. 송가연은 7일 공개된 남성지 맥심(MAXIM)과의 인터뷰에서 정문홍 대표를 거론하며 “성적인 모욕이나 협박을 받고 수치심을 느껴가면서까지 그 단체에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더라”라고 주장했다.

송가연의 충격적인 폭로는 계속됐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로부터 성적 모욕과 비하를 당했다는 송가연은 “성관계 여부를 물어본다든가, 그걸 빌미로 협박하거나 악의적인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밝혔다. 그로 인한 극도의 수치심과 역겨움을 느껴 공황장애까지 앓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로드FC는 “현재 송가연 씨는 수박E&M과 매니지먼트 계약 해지 확인 소송중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수박E&M이 로드FC의 자회사라고 기술돼 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나아가 송가연 측은 로드FC와 체결한 선수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송가연 씨는 수박E&M과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임의로 무단 이탈했다. 또 이면에서 (로드FC의 경쟁업체인)두 곳의 타 매니지먼트사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으면서 수박E&M에 소송 중이다. 심지어 소송 비용 역시 타 매니지먼트사들로부터 지원받았음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고 했다.

아울러 “송가연 씨가 로드FC와 정문홍 대표로부터 모욕, 성희롱, 협박 등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도 재판부에서 일방적 주장으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내용이다”라며 정당한 법적인 절차를 통해 냉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송가연과 로드FC 정문홍 대표의 분쟁을 바라보는 격투기 팬들의 가슴은 너무 아프다. 한국 격투기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아직 어리다. 경험을 쌓아야 할 나이에 선수 로드FC와의 분쟁 여파로 케이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송가연은 인파이팅 스타일로 타격에 재능이 있다. 예쁘면서도 소녀의 이미지를 풍기는 얼굴로 케이지에서 펀치를 휘두를 때 많은 팬들은 희열을 느꼈다. 송가연의 격투 베이스는 킥복싱과 유도이며 오른손잡이다. 경호무술 3단, 특공무술 2단, 합기도 2단, 유도 2단, 태권도 1단, 절권도 1단, 검도 1단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기본기도 탄탄하다. 

링뿐만 아니라 방송에서의 활동으로 팬층은 더 두텁다. 대표작으로는 XTM ‘주먹이 운다 시리즈’,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에 출연했다. 미국에 UFC 여성부 흥행을 이끄는 론다 로우지가 있다면 한국엔 송가연이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정문홍 대표 역시 국내 격투기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합기도 선수 출신 격투가로 국내 격투단체 팀포스 대표를 맡으며 국내와 일본 등지에서 활약했던 정문홍 대표는 2010년 로드 FC를 설립해 미들급, 밴텀급, 라이트급, 페더급 토너먼트 개최로 국내외 유망 파이터와 연예인 1호 파이터 이승윤, 2호 파이터 윤형빈 등을 배출했다. 

송가연과 정문홍 대표는 한국 격투기에서 잃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화합이라면 좋겠지만 봉합을 해서라도 더 큰 일들을 해야 할 두 사람의 분쟁은 팬들로서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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