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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빵·커피·과자 달고 살면… 여성 호르몬 불균형 위험

과도하면 유방암·자궁근종 등 여성질환 노출 … 여성호르몬 균형잡기는 식사습관부터

입력 2017-02-02 07:00 | 신문게재 2017-02-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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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중에는 ‘평생 호르몬에 시달리다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성호르몬의 영향에 민감한 경우가 적지않다. 초경, 임신, 출산, 완경(폐경)을 거치며 여성은 전 생애에 걸쳐 호르몬 변화를 겪게 된다.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 안에 있는 여포와 황체에서 주로 분비되며 생식주기에 영향을 준다.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에스트로겐은 분비량이 지나쳐도, 모자라도 문제가 된다”며 “중장년층에 접어들며 분비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갱년기장애를 유발하고, 과도하면 심혈관질환·생리불순·유방암·자궁근종 등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임기 여성이 호르몬불균형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월경장애, 무월경, 난임 등을 겪을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에스트로겐은 혈당을 관리하는 인슐린을 생산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치가 높아지면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쌓인다. 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이 찌는 것 같다면 에스트로겐 수치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엔 에스트로겐 수치가 여성의 편두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편두통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는 평소 심한 편두통을 앓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월경 전날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편두통이 있는 여성 114명과 없는 여성 223명의 소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전자는 월경 전날 에스트로겐 수치가 40% 감소한 반면 그렇지 않은 여성은 30% 정도 떨어졌다. 연구를 이끈 제레나 파브로빅 박사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하게 감소할수록 스트레스, 특정 식품과 식사습관 같은 편두통 유발 요인에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호르몬 밸런스를 깨뜨리는 가장 큰 원인은 불규칙한 식사와 ‘제노에스트로겐’ 등 환경호르몬이다. 한국인은 과거에 비해 육류, 우유·치즈 등 유지방 섭취량이 늘었고, 생활패턴이 달라지며 달콤한 고탄수화물 음식을 매끼 간식으로 챙기는 경우가 적지않다.

고기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에스트로겐은 이를 원료로 한다.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도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이며, 고탄수화물 달콤한 음식도 호르몬 균형을 깨뜨린다. 평소에 빵, 과자, 커피 등 달콤한 음식을 다량 섭취하는 여성일수록 인슐린이 증가하고 그에 맞춰 에스트로겐 수치도 급상승한다.

인공적인 환경호르몬도 문제가 된다. 제노에스트로겐은 체내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가져 정상적인 에스트로겐의 기능을 방해한다. 여성이 자주 사용하는 매니큐어, 유화제가 들어간 각종 세제, 세면용품, 화장품, 생리대, 심지어 속옷에서도 발견된다. 환경호르몬으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는 없는 만큼, 되도록이면 이들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지 않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김태희 교수는 “가임기든 완경 직전이든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채소 중심의 섬유질 식품 위주로 식단을 꾸리는 게 좋다”며 “달콤한 간식도 하루 세 번에서 한 번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서서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감하는 갱년기 여성은 콩류를 섭취하는 게 좋다. 호르몬 대체요법의 대안으로 많이 사용되며 피부, 머리카락, 손톱 등에 윤기와 탄력을 더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도 콩을 자주 복용하면 편두통, 생리불순, 체중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두유, 된장, 낫토 등 다양한 형태로 복용할 수 있다.

간혹 에스트로겐 수치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며 미리 석류 등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젊은 여성도 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생성 및 분비에 특별히 문제가 없는 젊은 여성들이 에스트로겐 함유량이 높은 석류 등을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다. 에스트로겐이 외부에서 과도하게 충족되면 체내에서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도 해 오히려 완경 증상을 악화시키는 등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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