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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전세계 대혼란

입력 2017-01-30 12:42 | 신문게재 2017-01-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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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Travel Ban Impact Los Angeles
29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톰브래들리 터미널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으로 미국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거나 미국에서 환승이 중단되는 일들이 속출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치안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이라크와 시리아,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른바 테러위험 7개 무슬림 국가 출신 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90일간 금지하고, 난민입국 프로그램도 4개월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7개 무슬림 국가 출신 1억3400만명이 이번 행정명령의 대상이 됐으며, 행정명령이 발동되기 직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들도 미국 땅을 밟자마자 억류됐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행정명령이 발효된 직후 첫 23시간 동안 미국행 비행기 탑승 자체가 거절되거나 미 입국이 거절된 인원 등 피해를 입은 여행자들은 총 375명에 달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됐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수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위가 열렸으며 시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백악관 주위에 집결해 ‘우리는 모두 이민자들’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 밖에 텍사스 주 댈러스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등 자발적인 시위가 열려 불과 이틀 만에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했다.

 

테러위험 7개 무슬림 국가 출신들을 직원으로 고용하려는 미국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번 반이민 행정명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애플의 팀쿡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제조사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 CEO도 트위터를 통해 “특정 무슬림 국가 시민에 대한 포괄적인 입국 제한은 국가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서비스 기업 박스의 애론 레비 CEO는 “반이민 행정명령은 비도덕적이며 우리의 가치에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안팎으로 혼란과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성명을 통해 “무슬림 금지가 아니다.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하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논란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테러 위험국으로 지목된 무슬림 7개국 정부는 미국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했고 미국인 입국을 거부하는 등의 보복조치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1년 이후 미국에서 발각된 수십건의 테러 음모 가운데 이번 행정명령으로 지목된 국가에서 입국한 용의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WSJ가 분석한 결과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테러 관련 범죄로 검거된 180명 가운데 미국 입국을 일시 중단한 7개 무슬림 국가 출신으로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는 단 11명뿐이었으며, 이 중에서 지난 2001년 911테러를 포함해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는 한명도 없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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