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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관왕 英 육상스타 모 패러, 트럼프 때문에 미국 입국 금지될 뻔

입력 2017-01-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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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패라, 10,000m 2연패 달성(EPA)
영국 육상 스타 모 패러(34)가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이 금지될 뻔 했다. 영국 외무부는 영국 국적을 소지한 이중국적자는 미국 입국을 승인하는 방침을 미국과 협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올림픽 남자 1만m 결승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패라의 모습. 연합뉴스.

 

세계 육상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영국 출신 육상 스타 모 패러(34)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집에 가지 못할 뻔한 상황이 연출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29일(현지시간) 자국 출신 육상 선수 모 패러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오리건 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미국과 협의해 영국 국적을 소지한 이중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승인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패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남자 5000m와 1만m를 석권하며 연속 2관왕을 달성한 영국 최고의 육상 스타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올해 1월 1일 패러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그의 이름 앞엔 Sir(경·卿)가 붙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이라크, 이란, 리비아, 시리아, 소말리아, 예만, 수단 등 무슬림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잠정 중단하면서, 세계적인 육상스타인 패러도 미국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패러는 8세 때 소말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영국 국적을 취득했다. 소말리아 국적도 갖고 있는 이중국적자다.

에티오피아에서 훈련 중이던 패러는 29일 페이스북에 “영국 여왕이 내게 기사 작위를 하사했지만,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날 이방인으로 만들었다”며 걱정어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 패러는 “소말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했을 때 받은 환대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내 성공 스토리는 증오와 고립이 아닌 연민과 이해의 정책을 따랐을 때 이룰 수 있는 본보기”라며 미국의 반이민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패러의 사연이 큰 반향을 일으키자, 결국 영국 외무부가 직접 나서 영국 국적을 소지한 이중국적자의 미국 입국 승인 조치를 받아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행정명령에 거론된 무슬림 7개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도 영국 국민이라면 행정명령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무슬림 7개 국가에서 곧장 미국으로 출발한 승객은 입국이 여전히 보류된다.

한편, 패러는 대변인을 통해 “영국 정부의 설명을 듣고 안도했지만, 근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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