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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 로우지, 이젠 영화만 찍나… 더 울기 전에 결단!

입력 2016-12-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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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 로우지.(사진=UFC 공식 홈페이지)

UFC 207 메인이벤트의 주인공 론다 로우지(29, 미국)가 충격의 KO패를 당했다.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신분으로 나선 로우지는 3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207>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 브라질)에 1라운드 48초 만에 KO패했다. 

마샤 테이트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았던 누네스는 로우지라는 대어까지 잡고 1차 방어에 성공, 장기 집권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압도적인 스탠딩 타격으로 로우지를 완파한 것이라 판정 시비나 경기 매너 등 꼬투리도 잡힐 건도 없었다. 최고의 인기 스타이자 전 챔피언을 무참히 깨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로우지는 타이틀 전선에서 밀려나게 됐다. 극단적인 경우 은퇴 선언을 할 수도 있다. 그만큼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로우지가 지난해 11월 홀리 홈(미국) 하이킥을 맞고 KO패한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진 복귀전에서도 졌기 때문이다. 

한 눈을 팔았던 것도 아니다. 공개훈련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계체량 행사에서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UFC 207 누네스와의 매치에만 모든 신경을 기울인 끝에 받은 결과라 더 충격적이다.

코너 맥그리거를 능가하는 대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로우지의 복귀전은 너무나도 싱거웠다. 앞서 웰터급 김동현-사피딘전이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을 들었다면, 로우지는 누네즈에게 일방적으로 맞으면서 48초 만에 TKO 선언을 당해 “타이틀 매치가 맞냐”는 볼멘소리까지 들었다. 

로우지는 옥타곤에서 아무것도 해보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누네스가 묵직하면서도 빠르게 로우지의 안면을 한두 차례 강타했다. 누네즈의 초반 공격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로우지가 무방비 상태로 안면을 자주 허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낯선 장면이었다. 

예전의 로우지를 생각하며 다시 흐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던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누네즈의 펀치가 계속해서 로우지 안면에 들어갔고, 로우지는 뒷걸음질 치기 바빴다. 주먹을 휘두르기는 했지만 전혀 위력이 없었다. 그야말로 허공을 가르는 선풍기 펀치였다. 

가드가 완전히 열리며 왼손 스트레이트를 맞은 뒤에는 다리가 풀려 케이지에 몸을 기대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줬다. 로우지는 누네스의 타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이를 간파한 누네즈는 거침없이 로우지에게 파고들어 펀치를 날렸고, 로우지는 테이크다운은커녕 똑바로 서 있기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심판은 로우지가 쓰러지지 않았음에도 너무 많은 펀치를 맞은 것을 감안해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펀치 공방전조차 벌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맞다가 끝나버린 것이다. UFC 옥타곤에서 포효했던 로우지의 섹시한 카리스마는 찾아볼 수 없었다. 로우지도 실망한 듯 메인이벤트 패자가 가져야 할 옥타곤 인터뷰도 하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 

누네즈는 빠져나가는 로우지 측 세컨을 만나 인사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리고 가진 옥타곤 인터뷰에서 “로우지는 UFC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이제 로우지의 시대는 끝났다”라며 “로우지는 영화를 찍으며 돈을 벌어도 된다. UFC 여성부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풍부하다”고 로우지의 쓰라린 부위를 다시 건드렸다. 

로우지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왔다. UFC 207에서 보여준 누네즈와의 경기력이라면 지금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누네즈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런 패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로우지가 예전의 로우지가 아니라면 더 이상 팬들은 그녀에게 열광하지 않을 것이고, 로우지는 그 박탈감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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