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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HJ컬쳐 한승원 대표가 말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문화네' 사람들

누군지도 몰랐던 '라흐마니노프', HJ컬쳐 효자작품! 처음으로 꼭 캐스팅하고 싶었던 정동화
'문화네'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박유덕, 김경수, 유일한 소속 배우 루이스초이
한승원 대표보다 직원들을 더 살뜰히 챙기는 김주한 음향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 최고인 사람들!

입력 2016-1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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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예술가 얘기만 하자 그런 건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저희 회사 작품의 색깔이 됐어요. 어느 순간부턴가 저도 예술가 얘기를 찾고 있더라고요. 내년에 준비하고 있는 것도 예술가고….”

창립작 ‘빈센트 반 고흐’부터 최근작 ‘라흐마니노프’까지 4년만에 12개의 창작 뮤지컬 및 연극을 보유한 HJ컬쳐(이하 HJ) 한승원 대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웃음을 터뜨린다.


◇누군지도 몰랐던 ‘라흐마니노프’, 문화네 효자가 되다!

뮤지컬배우 박유덕 정동화3
‘라흐마니호프’의 박유덕(왼쪽)과 니콜라이 달 박사 역의 정동화.(사진=브릿지경제DB, 양윤모기자 yym@viva100.com)

 

“사실 ‘라흐마니노프’ 작곡가가 저희를 찾아온 것도 ‘예술가’를 다룬다는 정체성 때문이었어요. ‘라흐마니노프’는 좀 걱정을 했어요. 너무 정직한 뮤지컬이잖아요.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솔직히 전 라흐마니노프가 누구인지도 몰랐어요. 찾아보니 예스24 음반 1위더라고요. ‘라흐마니노프’를 제작한다고 하니 다들 피아노 연주자가 누구냐고 엄청 궁금해하더라고요.”

그렇게 제작해 무대에 올린 ‘라흐마니노프’는 마니아를 양산하며 ‘문화네’ 효자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동화는 진짜 좋은 배우예요. 저는 원래 겹치기를 정말 싫어해요. 그런데 달 박사는 꼭 동화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죠. 그때 동화가 스케줄 때문에 마음고생을 진짜 많이 했어요.”

당시 정동화는 ‘비스티’, ‘쓰릴 미’ 공연과 ‘라흐마니노프’ 연습을 병행했고 ‘트레이스 유’ 출연까지 확정 지은 상태였다.

“캐릭터 연구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정동화 그대로면 됐거든요. 동화가 가진 천진난만함과 미소, 장난기 있지만 깊은 속내가 달 박사를 표현하는 데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그 긍정적인 에너지가 꼭 필요했어요.” 

 

김경수
‘빈센트 반 고흐’부터 ‘라흐마니노프’까지 올해만 다섯 작품을 함께 한 배우 김경수.(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

한 대표가 “진지한 배우”라고 평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역의 박유덕, 니콜라이 달 박사 역의 김경수는 HJ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배우는 창립작인 ‘빈센트 반 고흐’에서 빈센트(김경수)와 테오(박유덕)로 시작해 최근작 ‘라흐마니노프’를 함께 했다.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해요. 특히 창작초연은 배우들 아이디어가 큰 몫을 하죠.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박유덕은 ‘살리에르’에서 모차르트로 분했고 김경수는 ‘파리넬리’, ‘마리아 마리아’, ‘리틀잭’까지 2016년에만 연이어 다섯 작품을 함께 했다. 

 

오죽하면 6월 1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열린 ‘리틀잭’ 프레스콜에서는 김경수와 HJ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박)유덕이나 (김)경수나 처음 시작할 때보다 팬이 엄청 생겼어요. 그게 저희 나름대로는 보람이에요. 저는 기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배우가 누구냐’는 투자사들의 질문이 정말 싫어요. 다들 저희 작품은 안될 거라고들 했어요. 스타도 없고 창작이고…. 하지만 전 작품이 좋으면 대부분 된다고 믿거든요. 그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받은 느낌이죠.”

출연 기회를 잡지 못하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다 무대를 떠나는 재능 많은 배우들이 안타깝기 만한 한 대표에게 좋은 작품은 신앙과도 같다. 그래서 꾸준히 창작품을 기획·제작하고 무대에 올린다. 라인업을 늘리고 회사의 브랜드를 키워 좋은 배우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살리에르’로 시작된 ‘HJ’표 대극장 전략, 결국 음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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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살리에르’. 모차르트 박유덕.(사진제공=HJ컬쳐)

 

“정말 좋은 작품이지만 ‘살리에르’는 호불호가 엄청 갈려요. 중극장에서 하던 작품을 대극장용으로 전환하고는 시장상황 때문에 고민 중이에요. 지금은 대극장 뮤지컬이 검증을 마친 라이선스 작품, 스타마케팅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으면 연속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장이죠. 스타 이상의 무엇을 찾기 위해, 우리 HJ의 대극장 뮤지컬은 무얼 생각하고 만들어야하나…고민이 많아요.”

‘살리에르’에 대한 한 대표의 애정은 “5주년이니까 외전 형식으로 4명만 나오는 극으로 한번 할까?”를 고민하게 할 정도다. 결국 HJ표 대극장 전략은 ‘제휴와 연합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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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살리에르’. 살리에르 최수형과 젤라스 조형균.(사진제공=HJ컬쳐)

 

“무대장치 등은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감당이 안되고…결국 음악의 힘으로 보강해야할 것 같아요. 음악은 정말 보는 사람을 중독시키거든요. 저 역시 음악으로 승부하는 매트오페라 합창단을 정말 좋아해요. 학교, 다른 제작사 등과 제휴 및 연합으로 풀어볼까 생각 중이죠.”

이는 HJ의 비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좋은 배우들을 발굴·육성해 전속 및 극단 시스템으로 운영하며 힘을 비축한다는 복안이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배우 예술이에요. 핵심 전략도 없이 그때그때 캐스팅을 하느라 진을 빼죠. 그만큼 리스크도 떠안아야 해요. 잘 훈련된 배우를 발굴하고 육성해 자체 핵심 역량을 갖추고 싶어요.”


◇유일한 소속배우 루이스초이와 ‘음신’ 김주한 음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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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넬리’의 카운터테너 루이스초이.(사진=양윤모기자yym@viva100.com)
“매니지먼트는 절대 안한다는 원칙이 있었어요. 배우 의존도가 너무 크다 보면 작품에 소홀해지는 일이 생기거든요.”

그런 한 대표의 원칙을 깬 배우가 ‘파리넬리’의 카운트테너 루이스초이다. 루이스초이 없이 ‘파리넬리’를 안정적으로 꾸리기 힘든 것도 있었지만 그의 훌륭한 인품이 더 큰 이유였다.

“저희 워크샵도 (루이스)초이네로 갔어요. 집도 내주고 스케줄도 짜주고 노래방에서 직원들이 쭈뼛쭈뼛하니까 먼저 나서 노래하고 춤추고…성악가가 노래방에서 노래하기 쉽지 않거든요.”

표현상 매니지먼트지만 서로에 대한 속박이라기보다는 ‘관계성’을 중시하는 파트너 개념이다. 루이스초이와의 긍정적인 관계성을 경험한 한 대표는 역량 있는 배우들과의 시너지도 구상 중이다.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이 배우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올인하는 매니지먼트보다는 배우와 저희가 가진 역량이 시너지를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요.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우면서 100명 중 한명이라도 시너지가 생기면 좋겠다 싶어요.”

HJ직원들과의 워크샵에 모습을 드러낸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제는 ‘HJ의 또 다른 가족이자 정체성’이 된 김주한 음향감독이다. HJ 특유의 정교한 음향을 총괄하는 김주한 감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HJ와 함께 하고 있다.

“뮤지컬 음향작업을 그만두고 행사쪽으로 넘어가려는 사람을 설득해서 ‘빈센트 반 고흐’를 함께 했어요. 제가 뭘 잘 몰라 엄청 괴롭혔죠. 앞뒤 다 자르고 ‘안들린다!’고 난리부터 치곤하거든요. 첫날부터 공연만 끝나면 하루 2시간씩 통화를 하죠. 좋은 소리도 아닌데 기분 나빠하기보다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어떻게든 해보려고 별의 별 걸 다하죠.”

그런 김주한 감독은 한 대표의 표현에 의하면 ‘살이 훅 빠졌다’. 그리고 한 대표는 그런 그에 감동했다.

“오히려 저보다 우리 직원들 밥도 더 많이 사주고 살뜰하게 챙기죠. 김주한 감독 뿐 아니에요. 루이스초이를 비롯한 배우들도, 각 파트 스태프들도 다 ‘자기 작품’이라고 정성을 들여요. 정말 최고인 사람들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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