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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순한 담배가 ‘골초’ 만든다… 니코틴 흡수, 최대 5배 많아

입력 2016-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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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이나 타르 함량이 적은 순한 담배는 건강에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은 금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2014년 12월 개정된 ‘담배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은 라이트·마일드·순 등 담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단어, 문구, 상표 증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제품들이 타르 함유량을 연상케 하는 ‘0.1’ 같은 숫자를 표기한다.

저타르·저니코틴 등 순한 담배는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강해 금연 시도자, 여성, 초기 흡연자 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오히려 흡연자의 건강과 비용 측면에서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남가은 삼육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혈액 속 니코틴 함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신체 반응 탓에 자신도 모르게 순한 담배를 필 경우 더 많은 양의 흡연을 하게 된다”며 “니코틴 함유량이 낮아질수록 실제 신체 흡수 반응은 3~5배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연가들이 종종 자신과 타협해 순한 담배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다. 이는 결국 담배 구입비도 늘리게 된다.

의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하지만 순한 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연기를 더 깊이 마시게 해 폐 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 뉴잉글랜드의료원 게리 스트라우스 박사는 최근 폐 선암의 급증 원인으로 순한 담배의 생산 증가를 꼽기도 했다. 또 순한 담배에 있는 필터 속 공기구멍이 담배연기 흡입에 대한 저항을 줄여 연기를 더욱 깊이 마시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체 폐암의 32% 가량을 차지하는 폐 선암은 다른 폐암세포보다 크기가 작아 발견하기 어렵고 림프절, 간, 뇌 등으로 잘 전이돼 사망률이 높다.

최근엔 저타르담배를 통한 타르 흡입량이 기준치 대비 최대 95배나 많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담배연기 측정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저타르담배 5종의 타르 흡입량은 기준치(0.1㎎)보다 최대 약 9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저타르 담배 필터에 촘촘히 나 있는 구멍(천공)에서 비롯된다. 저타르담배를 피면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담배 연기가 희석돼 타르 수치가 떨어지지만 대다수 흡연자는 이 구멍을 입술과 손가락으로 덮어 타르를 더 흡입하게 된다는 추정이다. 이번 연구결과 니코틴도 기준치(0.01㎎)보다 45~56배 많이 검출됐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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