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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젊어진 시장통… 전통시장에 스며든 청년 상인들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전통시장의 새 바람' 청년 상인들

입력 2016-09-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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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늙어간다. 과거 활기가 넘치던 시장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밀려 우리 생활에서 멀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마저도 기존 상인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지만, 전통시장을 살려야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전국 1300여개 전통시장에서는 젊은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60~70대가 넘쳐난다.

전국 전통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9%대. 부산 해운대 재송시장의 공실률은 91.5%다. 미디어에 노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일부 시장은 빈 점포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시장 마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다.

이러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전통시장에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시장을 창업의 공간으로 만들어 젊은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젊은 창업자 입장에선 창업 공간을 마련할 수 있고, 기존 상인의 입장에선 전통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전통시장 지원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은 물론이고 유통 대기업들도 상생 차원에서 전통시장에서 창업하거나 가업을 이어받으려는 청년들을 돕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각 기관들은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들에게 초기 임대료와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하면서, 청년들도 전통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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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 ‘청풍상회’의 진달래 피자.(사진=청풍상회 페이스북)

 

인천 강화도 전통시장의 ‘청풍상회’는 청년 5명이 운영하는 피자집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가게를 오픈했다. 유명상씨와 신희승씨, 김토일씨 등이 전통시장을 파고들었다.

이들은 피자 반죽을 만드는 법부터 배우면서 가게를 꾸렸다. 자신들만의 특별한 메뉴도 개발했다. ‘강화 속노란 고구마 피자’와 ‘진달래 피자’ 등은 강화도 청풍상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피자다.

청풍상회의 노력으로 단골 손님도 생기는 시기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말 가게가 폐업할 위기에 처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화덕피자집을 창업하고 3년이 지나는 시기에 중소기업청 지원이 끝났다.

그러자 상인회는 상인회장에게 아침마다 문안 인사를 하라거나 허드렛일을 요구하는 등의 재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강화군은 청년 점포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정식 임대 계약을 미뤘다.

이러한 청풍상회의 사정이 인터넷에서 크게 이슈가 되면서 점포 재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광주 광산구 송정동 ‘1913 송정역 시장’.(연합)

 

전남 광주의 ‘1913 송정역 시장’은 전통상인, 청년 상인, 행정기관의 상생으로 죽어가던 재래시장을 명소로 탈바꿈한 사례로 꼽힌다.

점포 55곳 중 비어 있던 19곳 중 17곳에 청년 상인들이 새로 입주했다.

청년 상인 17명과 건물주들은 송정역시장 상인회와 청년상인창업지원사업단 주도로 2년 간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광산구 주도로 건물주들이 5년 간 월세를 최대 9% 이상 인상하지 않도록 하고 상인들도 쾌적한 환경 조성을 약속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협약’도 체결했다.

‘1913 송정역 시장’의 성공 요인은 아이디어를 갖춘 청년과 사업 노하우가 굵직한 기존 상인들의 지속적인 협력에 있다.

‘1913 송정역 시장’의 변신을 위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현대카드와 기존 상인들이 1년여 동안 머리를 맞댔다. 기존상인에 젊은 상인의 융합은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시장에 활력을 찾는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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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장사꾼.(사진=홈페이지 캡처)

 

‘청년장사꾼’도 대표적인 젊은 상인들의 모임이다. 이들의 대표작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부터 배화여대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에 위치한 ‘열정감자’다. 비록 열정감자는 지난달 문을 닫았지만, 청년들이 전통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곳이었다.

청년장사꾼은 경복궁역 뿐만 아니라 용산구에서도 그들의 색을 골목에 입히고 있다. ‘열정도’라는 이름으로 치킨집, 감자집, 고깃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위치해 있는 용산구 원효로 1가는 과거 인쇄 공장이 들어서 북적이던 골목이었지만 어느 순간 공장들이 떠나면서 활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청년장사꾼은 2014년 조용한 골목에 들어와 6개의 음식점을 한꺼번에 오픈하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들이 열정도에 자리를 잡을 때만 해도 용산구 원효로 1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야시장이 열릴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이처럼 젊은 상인들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성공시키고 상권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과 화합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 상권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선 전통 시장과 골목에 있는 상인 한 명 한 명이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경인 기자 mkibrd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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