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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재수 해임가결 수용 못해”… 20대 국회 파행, 조기 레임덕 불가피

입력 2016-09-24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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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표결 도중 자리 뜨는 김재수<YONHAP NO-0086>
국회에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새벽 서울 여의도 농림축산식품부 서울사무소를 나선 뒤 차에 타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가결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면 거부했다. 여당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해임건의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로부터 해임건의문이 전달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취임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그것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해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임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야당이 힘으로 정치하는 것을 그대로 돌 경우 국정 마비가 올 것으로 우려되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 측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의 야당의 행위는 ‘해임건의안의 남용’”이라고 규정하고 “해임건의안은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농정에 밝은 김 장관 같은 사람을 정치적 이유로 희생양을 만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과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회 결정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 점검 워크숍에 김재수 장관을 참석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김 장관을 해임하지 않고 그대로 중용할 경우 국회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장관을 퇴진시키지 않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여소야대 속에서 협치가 어려운 정치권이 연말까지 내내 얼어붙어 경제살리기 법안 및 노동개혁법 통과, 새해 예산안 처리 등에 적지않은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이 극에 달해 정치권 전체가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 전에 이미 정진석 원내대표를 통해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시 정기국회 파행을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이에 현재 국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 찬반 논란이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질 여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 해소 등 산적한 현안들이 여야 강대 강 대립 속에 제대로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그대로 내년 대선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당장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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