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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프레임 속에서 보는 치매와 가족, 연극 '오거리 사진관'

기억을 잃어가는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본 우리네 삶

입력 2016-08-2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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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화예술렛츠, H Project]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 올 수 있을까?’,‘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느 날 태연히 살아 돌아온다면 우리의 가족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까?’

 

지난 17일 개막한 연극 <오거리 사진관>은 한 프레임 속에서 보는 치매와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죽음과 그리움이란 소재를 섬세한 대사를 통해 현재 우리 가정이 겪어 왔던,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덤덤히 질문을 던진다.

 

2012년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창작 활성화 지원작에 선정되었고, 제27회 경남 거창 국제 연극제 금상 및 희곡상 수상(2015년)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 받았던 한윤섭 작가 겸 연출의 작품이다.


연극의 시작은 누구도 ‘죽은 자가 살아온다’는 믿지 못하는 상황 속으로 등장인물들을 빠뜨린다. 가족들은 살아 돌아 온 아버지를 통해 자신들이 본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버지처럼 치매에 걸렸지만 자신이 치매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의식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오거리 사진관>은 극 중반까지 죽은 아버지가 살아온다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충실하게 드라마가 흘러가다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망상으로 반전을 맞게 된다.

 

연극  <오거리 사진관> 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어머니의 망상이 만들어낸 삶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모습이 똑같이 재현되는 현실의 장면들은 참혹하다. 이런 극적 장치를 통해 치매라는 병의 심각성과 기억을 잃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은 다시 돌아보게 하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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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화예술렛츠, H Project]

 

연극 <오거리 사진관>에서 중요한 두 축은 “어머니의 꿈”과 “현실”이다. 치매로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어머니가 “오거리 연주보살”에게 부탁해서 죽은 남편이 살아 돌아온다는 판타지적 요소로 시종일관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어머니가 맞이하는 상황에 감정이입 시킨다. 치매 환자의 눈으로 보는 현실과 치매 환자의 가족의 눈으로 보는 현실을 극중 ‘사진’이라는 장치를 통해 두 개의 축을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치매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던 아버지 역은 수많은 연극 작품과 뮤지컬, 영화, 드라마에서 관록 있는 연기를 보여준 장기용 배우가 맡는다. 또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극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어머니 역은 방송, 영화, 드라마 등 매 작품마다 존재감 넘치는 연기는 물론 최근 <힙합의 민족>에서 색다른 매력으로 화제가 된 이용녀 배우가 맡는다. 극의 시작과 끝에 중요한 장치를 맡고 있는 사진사/연주보살 역에는 요리 연구가이자 배우로 최근 위암 회복 후 연극 첫 복귀작을 맞이한 이정섭 배우가 맛깔 나는 연기로 극을 밝게 이어갈 예정이다.


이외 권희완, 이재희, 김순이, 문경민, 류창우, 박리디아, 민준호 배우가 참여했다.9월11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다훈 객원기자 otrcool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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