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유혜정, ‘W’ 오연주 같은 여주인공 또 없어! 월화·수목극 여왕은 의사

월화, 수목극 왕좌에 오른 SBS ‘닥터스’와 MBC ‘W’의 여주인공 박신혜(왼쪽)와 한효주.(사진제공=SBS, MBC)

주말을 ‘굿와이프’ 김혜경(전도연) 변호사가 책임진다면 월화·수목요일은 유혜정(박신혜)·오연주(한효주) 선생 등 여의사 천하다. 

월화·수목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동시간대 1위 작품의 여주인공들은 더 이상 순종적이지만도, 수동적이지도, 사랑에만 목을 매지도 않는다.

◇차가운 머리, 여린 가슴, 최강 전투력까지 갖춘 ‘닥터스’ 유혜정

‘닥터스’ 포스터.(사진제공=SBS)

월화 드라마 왕좌를 지키고 있는 ‘닥터스’의 유혜정은 어린시절부터 그림자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는 불행에 가족도 사랑도 포기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당하기만 하거나 마냥 청승맞은 여자는 아니다. 불행할수록 의지를 다져 꽤 유능한 의사로 성장했다.

아버지 유민호(정해균)와 새 엄마 이가진(박지아), 같은 반 친구였던 진서우(이성경)나 그녀의 부모 진명훈(엄효섭)·윤지영(윤해영) 등이 불행과 고단한 삶에 부채질을 해대지만 혜정이 그리 만만하게 넘어가주질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과오나 실수는 제대로 보지 않고 혜정을 탓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지만 당찬 면모와 의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그녀는 의사로서도 여자로서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험하게 놀다(?) 보니 남자 서넛쯤은 혼자서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전투(?)능력도 뛰어나다.

보호와 배려에 익숙하지 않은 혜정에겐 고교시절 담임이자 현재의 연인인 홍지홍(김래원)이 있고 “사랑에 구차한 길을 택한” 정윤도(윤균상) 선생이 있다. 오매불망 혜정이 행복해지기만을 바라는 친구 천순희(문지인)도 곁을 지키고 있다.  

‘닥터스’ 유혜정 역의 박신혜.(사진제공=SBS)

불행했던 어린 시절로 상처받았지만 오롯이 혼자서 지금까지 걸어온 의사선생 유혜정은 이제 한껏 사랑을 표현하고 익숙하지 않은 보호와 배려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진짜’ 어른이자 여자로 성장 중이다.

이후 국일병원 경영권 다툼과 혜정 할머니의 의료사고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극은 흥미진진해지고 혜정의 능력치는 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시공까지 넘나드는 ‘병맛’ 매력, 수목극 여왕 ‘W’ 오연주
 

‘W’ 오연주 역의 한효주.(사진제공=MBC)

‘닥터스’의 유혜정이 제법 의사 다운 면모를 지녔다면 수목극 ‘W’의 오연주는 재능도 의지도 부족한 의사다. 무능력한 웹툰작가였던 아빠 오성무(김의성)를 참지못하고 이혼한 엄마(남기애)는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연주를 닦달해 병원으로 보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재능도 의지도 부족한 레지던트 2년차에게 돌아오는 건 교수들의 핍박과 구박, 수면부족 등으로 피폐해진 비루한 일상 뿐이다.
 

‘W’ 포스터.(사진제공=MBC)

“완전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잖아.” 

‘W’ 강철(이종석)의 평가처럼 연주는 똑똑하지도 않고 사명감도 부족하지만 시공을 넘나드는 희한한 능력과 ‘병맛’(병신 같은 맛) 매력의 소유자다. 

만화 속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의사로서의 면모를 발휘한 연주는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느닷없이 강철의 따귀를 갈기는가 하면 입술을 들이민다.

여고 앞 ‘바바리맨’처럼 목욕가운을 펼쳐 스트립쇼를 하는가 하면 목석처럼 “사랑해요”를 되뇌기도 한다.

유명 웹툰작가인 아빠의 작품 속 주인공 강철의 ‘인생의 키’로서 웹툰과 현실을 오가며 무한 병맛 매력을 발산 중이다.

극중 만화 ‘W’는 영웅물에서 로맨스물로 급전환됐지만 드라마 ‘W’는 로맨틱코미디를 가장한 감성 미스터리 스릴러다.

만화를 찢고 나와 대한민국 여심을 찢는 ‘맘찢남’ 강철에 맥락이라고는 없는 원맨쇼로 대처하는 연주는 시공초월,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제법 촘촘하게 엮인 드라마 ‘W’의 여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어디로 튈지 모를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활약에 ‘W’는 단 3회만에 수목극 정상에 올라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