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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아닌 '사랑', 그래서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베어 더 뮤지컬'

입력 2016-07-0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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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의 제이슨 서경수(사진 왼쪽)과 피터 박강현.(사진제공=쇼플레이)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표현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연습에 집중했습니다. 구조와 여건들 속에서 캐릭터가 설득력을 갖도록 몇 군데 중요한 장면들을 추가했죠.”

‘동성애’를 소재로 한 ‘베어 더 뮤지컬’이 재연된다. 5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베어 더 뮤지컬’ 프레스콜에 참석한 이재준 연출은 동성애를 다루는 데 ‘진심’ 그리고 ‘구조와 여건’을 언급했다. 다르다는 것, 사회적 편견은 그만큼 다루기 조심스럽고 오해되기 쉬운 것들이다.

보수적인 카톨릭계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제이슨과 피터가 사랑하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과 사회적 편견을 다루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에는 동성애 뿐 아니라 ‘퀸카’라 추앙받는 예쁜 여자, 반대 경우로 괴로운 여자, 모범생 등에 대한 편견과 이해 받고 싶은 깊은 내면이 등장한다.

원미솔 음악감독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프레스콜에는 초연배우 성두섭, 서경수, 정원영, 민경아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김승대, 손승원, 박강현, 최서연 등이 참석했다.


◇초연배우 정원영·성두섭 “여전히 고민 중”, 서경수 “사랑의 본질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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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추가된 제이슨(사진 위 성두섭)과 피터(손승원)의 연극 연습신.(사진제공=쇼플레이)

동성애를 다루는 만큼 초연 배우들도, 새로 합류한 배우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작업은 캐릭터와 그들의 상황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것이었다.

초연에 이어 피터로 다시 무대에 서는 정원영은 “다시 출연을 결정하면서 고민했지만 답을 모두 아는 세상은 없다. 표현하기 어려운 소재지만 누구나 겪는 고민과 아픔에 다가갔다. 사람 대 사람으로 제이슨, 엄마, 수녀님 등과의 사랑과 아픔에서 고귀함을 느끼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피터와 자신이 닮은 부분에 대해서는 “피터는 어떤 상황에서도 길은 있다고 믿고 긍정적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 내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고 임하려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며 “피터만큼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본적이 있나 싶다. 나보다 훨씬 성숙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제이슨으로 함께 하는 성두섭은 “재연을 하면서 고민이 많다. 초연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고민들, 제이슨이라면 어떤 고민을 했을까를 표현하고 제이슨이라면 이렇게 했겠지 라고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서경수는 “특별히 다르다는 전제가 아니라 사랑으로 접근했다. 성소수자들이든 이성애자든 대상만 다를 뿐 본질적인 건 다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직진으로, 다이렉트로 표현했다”고 털어놓았다.


◇새로 합류한 박강현·손승원·김승대, “사랑에서 오는 아픔은 결국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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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정원영(사진 왼쪽)과 제이슨 김승대.(사진제공=쇼플레이)

새롭게 피터 역에 캐스팅된 박강현은 “직접적으로 감정을 정확하게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라 ‘브로크백 마운틴’ 등의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며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랑에서 오는 아픔은 결국 같다는 걸 알게 됐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그 아픔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손승원 역시 “간접경험이 어려워 힘들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제이슨 형들이 피터들에게 감정을 진실성 있게 주셔서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도 “처음 뽀뽀할 때는 어색하고 민망했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아무렇지 않게 연습하고 공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역의 김승대는 “접근이 만만치 않았는데 성소수자 두 분이 다투는 걸 본 적이 있다. 내가 상상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육두문자와 쌍소리를 내고 의자를 던지고 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사랑이 굉장히 아프고 힘들다는 걸 알았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사랑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처절하도록 아름답고 미완성된 사랑이야기”라며 “나 역시 제이슨과 닮은 부분이 있다. 배우를 하면서 속내를 밖으로 들추지 못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세상 모든 사랑과 편견, 그에 보내는 공감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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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 포스터.(사진제공=쇼플레이)

‘걸레’로 표현될 정도로 예쁘고 인기 많은 여자에 대한 편견은 동성애와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교내 퀸카로 제이슨을 사랑하게 되는 아이비 역의 최서연은 “대본에 아이비에 대해 두 가지가 있었다. 예쁘다. 소심하다. 그래서 아이비가 가진 상처에 집중했다”며 “아이비가 까진 여자애라기보다는 겉은 화려하지만 아픔 가진 또 한명의 소녀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아이비와는 반대로 여성스럽지 못한 외모로 고민하는 나디아 역의 지우림은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민이 있고 아픔이 있다. 한 장면이 지날수록 보이는 아픔, 깊어져서 터트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며 “그것들을 관객들이 공감하고 각자의 삶 속 감정을 해소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다름과 공감 그리고 사랑을 다루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은 9월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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