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임대료 50%↑… 신도시 상가 흥행 보증수표 '멀티플렉스 영화관'

극장이 신도시 분양상가들의 영입 1순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상가 활성화의 키테넌트로 영화관을 꼽고 있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업계에서는 영화관 입점 상가에 프리미엄이 따른다는 속설도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영화 마니아가 급증하는데다, 한 공간에서 쇼핑·외식·문화 생활을 한 번에 즐기는 이른바 몰링(malling)족이 늘어나면서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유치 경쟁은 신도시·택지지구 등 신흥상권에서 치열하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대규모 개발이 완료가 되면 신혼부부와 같은 젊은층 등 구매력이 높은 인구가 대거 유입되어 풍부한 고정수요와 주변 배후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영화관 입점 시 임대수요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4년 9·1 부동산 대책으로 신도시나 택지지구가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도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영화관을 입점시킨 상가들의 인기가 높았다. 고양시 일산동구의 스트리트형 쇼핑몰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각 롯데시네마와 CGV가 입점을 했는데 이들 상가는 주변 상가보다 월 임대료가 30~50% 이상 높을 정도로 인기가 좋으며 매물도 귀하다.

최근에는 서울 마곡지구에 분양중인 복합상가 퀸즈파크나인(지상 5~8층, 메가박스)와 인천 논현지구 라피에스타(6층, 메가박스), 부산 정관신도시 조은프라자(10~11층, CGV)의 경우도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였다. 이들은 해당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최초로 영화관을 입점시켜 선점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처럼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상가 활성화를 위해 업종 선점이 중요한데 가령 상층부나 지하층에 영화관이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인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는 백화점 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위층이나 지층을 찾았던 소비자가 자연스레 위·아래층으로 내려가며 쇼핑을 하게 돼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를 말한다.

영화관을 보통 지상층에 위치하게끔 하지만 지하층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식당가·옷가게·카페 등을 지하에 거리 형식으로 배치한 후 CGV를 입점한 목동 현대백화점과 비슷한 경우다.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복합상가인 지젤엠청라의 투시도. 지젤엠청라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사진제공=부동산일번가)

이처럼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보면 전략적으로 고객을 유도할 수 있는 영화관·대형마트 등을 배치해 샤워효과나 분수효과를 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우는 영화 티켓 예매와 상영 시간대기 등 상대적으로 고객의 여유시간이 많이 발생해 분양상가에서 선호하는 1순위 영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 영화 관람객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점도 영화 관람 선호도가 높은 젊은 층의 유입이 기대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 혁신도시·기업도시 상가내에 영화관 유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상권활성화에 실패한 민자역사나 테마쇼핑몰처럼 단순히 영화관이 입점한다고 해서 상가투자에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상가는 키테넌트 유치 이외도 관리업체의 운영노하우, 입지에 따른 활성화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일번가 장경철 이사는 “영화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렉스영화관을 중심으로 쇼핑·식당·문화시설 등이 집중되면서 신도시 등 신흥상권에서 극장이 새로운 소비문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영화관 입점 상가 투자를 고려할 경우 시에는 실제 영화관 유입인구와 업종간 연계성 여부, 영화관 이외의 키테넌트 입점 여부, 주차공간 확보 등 상권활성화 가능성을 두루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