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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평생을 창공(蒼空)의 꿈과 함께… 김구현 씨의 '식지 않는 인생 2막'

['인생 2막' 100세 테크] 항공기 동체 조립업체 대명엔지니어링 고문 김구현 씨

입력 2016-05-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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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이수 대명엔지니어링 김구현 고문3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항공기 기체제작및 생산실무’과정을 수료한 후 경남 진주의 (주)대명엔지니어링 항공기 조립사업본부 고문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김구현 고문(왼쪽)이 회사작업라인에서 직원들과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흰머리가 성성해 백발에 가까운 노신사 김구현(66) 씨가 경남 진주시 기차역에 도착한 기자를 보며 멋진 발음의 영어로 “탑승을 환영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네왔다. 세련된 벙거지와 선글라스를 쓰고 깨끗하게 다려진 파란 회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졌다.


김 씨는 재작년 6월부터 항공기 동체와 각종 부품가공 조립업체인 ㈜대명엔지니어링에서 고문(顧問)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대를 졸업한 김 씨는 76년 공무원으로 시작해 2014년 2월까지 38년을 항공공무원과 관제사로 근무해 왔다. 평생을 한 산업에서 종사해온 이른바 ‘프로’다.

12살 무렵 우연히 사천 공군비행장을 방문했던 김 씨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비행기와 항공에 대한 ‘창공(蒼空)의 꿈’을 이어온 항공맨인 셈이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그는 “정년퇴직하고 고향에 내려와 남은 삶을 편하게 지내볼까 했는데, 주위 사람들의 잇따른 추천에 항공기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나 오히려 이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하니, 다른 직업에 비해 스트레스도 훨씬 덜하고 (재취업에 대한) 용기가 더 잘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항공관제사 시절 약 10년 동안 경남 사천에서 열리는 항공우주엑스포를 지원했었다. 당시 인연이 된 한국폴리텍대학 경남 사천 항공캠퍼스의 항공과 교수들이 은퇴 후 고향에 내려온 그에게 ‘새로운 인생도전’을 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3개월간 폴리텍대학 사천 항공캠퍼스의 ‘항공기 기체제작’ 과정을 수료했다. 학과 대표를 맡을 정도로 성실하게 교육을 이수한 그는 현재 자신의 경력과 폴리텍대학의 교육을 접목해 ㈜대명엔지니어링이라는 곳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또 폴리텍대학에선 자신과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 ‘경력단절녀’ 등을 위한 강의를 나가고 있다.

“제2의 인생을 맞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김 씨는 지난날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실력으로 회사에는 도움을, 학교에선 그와 같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자신의 현재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다.

회사의 각종 업무현안을 두루 살피지만 김 씨는 주로 해외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해외투자설명회(IR)도 도맡아 한다. 최근 실력을 발휘해 해외 기업과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김 씨는 자신처럼 인생 2막을 살라가려는 이들을 위해 폴리텍대학에서 ‘직업 기초능력’에 관해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강의 때마다 항상 교육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보단 현재에 충실하라. 늘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해 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평생 일하고도 아직도 열정이 크냐’는 질문에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도 필요합니다”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백발이 성성한 그에게서 젊은이보다 더한 열정과 행복감이 느껴졌다.

“목적을 갖고 살아라. 주저하지 말고 뛰어들어 사명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라”고 말하는 김구현 씨. 그는 자신과 같이 경력을 살리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라”고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이냐고 묻자 김 씨는 “남은 인생에서 회사와 학교 혹은 사회 어느 곳에서든 나와 같은 ‘제2의 열정’을 가진 사람을 만들고 싶다”며 후학 양성에 대한 꿈을 내비쳤다.

이어 “100세까지 산다는 시대인데 평생 꿈과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한다. RETIRE(은퇴하다)가 아니라, RE+TIRE(타이어를 갈아끼우다)다. 새로운 마음가짐과 희망으로 제2 인생을 살아갈 것을 권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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