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IT · 모바일 · 방송통신

[세기의 대결]마지막 5국… '이세돌 묘수' 알파고 약점 집중 공략 땐 승산

입력 2016-03-14 18:58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82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제4국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연합)

 

목 뒤에 세개의 점이 있어 아버지가 ‘세돌’이라 이름을 지어준 이세돌 9단. 그가 오늘 알파고(AlphaGo)와 세기(世紀)의 최종 대국에 임한다. 4차전까지 전적은 인간 1승, 사상 최고의 인공지능(AI)을 갖춘 1202대 슈퍼컴퓨터가 연결된 알파고 3승이다. 우승은 이미 슈퍼컴 덩어리에 돌아갔다.

하지만 의미 없다. 슈퍼컴에게는 약점이 있고, 인간에게는 투혼이 남아있다. 실수를 한 이상 알파고는 바둑의 신이 아니고, 인간은 그 실수를 파고들어 무릎을 꿇릴 ‘묘수’(妙手)를 찾아낼 직감과 상상력, 창의력이 있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세한대학 바둑학과 이병두 교수는 “알파고의 수(手)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계산한 결과 이길 확율이 높은 수를 찾아 두는 것이 뿐이지 완벽한 수는 아니다”라면서 “이 9단이 4국과 같이 초반에는 탄탄한 포석을 통해 실리를 취하고, 중반 이후 복잡한 형세를 전개하고, 결정적으로 알파고의 세력을 무너뜨릴 타개책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알파고의 세력을 무너뜨릴 타개책’이 제 3국의 87수와 같은 ‘묘수’라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 정도 수라면 분명 묘수라 할 수 있다”고 했다.

IT 및 과학자들의 전망도 ‘복잡계’(複雜系)를 풀어나가고 타개할 ‘묘수’에서 대국의 승자를 예상한다.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간과 인공지능 모두 바둑의 모든 수를 읽을 수는 없다.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 직관에 의존한 합리적 판단을 도출한다”면서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는 인공지능은 몬테카를로트리 탐색을 활용해 모든 수 중 일부만 추려내고 신경망을 이용해 추려낸 수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체스의 예를 들며 “경우의 수가 바둑보다 훨씬 적은 체스의 경우 인공지능에 더욱 유리하지만, 직관능력이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바둑은 인간의 승률이 다소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의 묘수에 무너진 알파고가 5국을 앞두고 하루 쉬는 사이 기력을 폭발적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을까.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구글의 최정상급 기술력을 등에 업은 알파고가 패배 결과를 분석해 제5국 전 기력을 대폭 끌어 올릴 것이란 추정이 나오지만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이 많다. 실력을 진짜로 끌어 올리려면 AI가 스스로 기보를 재학습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는 만큼 대국이 없는 하루의 휴식 동안 해낼 작업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