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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더 세진' 알파고에 또 무릎… 고도 변칙수·심리전에 완패

입력 2016-03-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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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이 열린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이세돌바둑연구소에서 바둑을 배우는 학생들이 TV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연합)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 211수 끝에 백 불계패했다.

전날 열린 1국에서 알파고의 차분함과 냉철함에 허를 찔리며 186수만에 불계한 이세돌 9단은 이날 평소 자신의 기풍을 버리고 안정적인 바둑으로 ‘알파고’에 맞섰다.

이날 흑을 잡은 알파고는 초반에 변칙 수를 연발하며 이세돌 9단을 장고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전날과 달리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대국의 흐름을 잡아나갔다. 특히 첫 번째 승부처인 좌하귀에서 알파고가 싸움을 걸어오자 이세돌 9단은 이를 무난히 타개하면서 하변과 좌변에 집을 만들어 미세하나마 우위를 확보했다.

불리해진 알파고는 중반 이후 추격전에 나섰다. 상변과 중앙에 계속 강수를 두며 난전을 유도했다. 이세돌은 안정적인 행마를 보였지만 알파고는 날카로운 공세로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갔다. 알파고의 거센 중앙 공격에 대마가 위험해지자 이세돌 9단은 좌상 중앙의 다섯 점을 내주는 대신 우상귀 흑집을 삭감했다. 하지만 이 바꿔치기가 이세돌의 손해라는 게 드러나면서 형세는 갑자기 알파고쪽으로 기울었다.

이세돌 9단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형세를 역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알파고는 좀처럼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완벽한 끝내기로 마무리했다.

이날 대국은 전반적으로 이세돌 9단의 눈에 띄는 큰 패착이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SBS에서 해설을 한 송태곤 9단은 “오늘 이세돌은 상식 안에서 좋은 수를 뒀다. 특별한 실수도 없이 정상적으로 뒀다”며 “그렇게 뒀는데도 이세돌이 진다면 할 말이 없다. 완전히 바둑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은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 내용상 정말 완패였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바둑 최고수로서 ‘인류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마저 인공지능 2연패 함에 따라 아직까지 인류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바둑마저 인공지능에 우위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에 대해 “이 9단과 같은 훌륭한 분과 대전을 치러야 알파고의 장단점을 알아낼 수 있다”며 “알파고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남는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인류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총 5국으로 열리는 이번 대결의 3국은 하루 쉬고 12일 오후 1시 열린다.

이형구 기자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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