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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두 자녀 돌보는 소득 한정된 40대 가장, 큰 고정 지출부터 줄여라

[따져봅시다 맞춤재무설계]

입력 201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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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을 하고 있는 40대 박모씨는 경기가 안 좋아 다른 일도 병행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한정적이다. 그러나 운동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큰 아들에게는 여러 가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고등학생이 되면 더 신경을 써줘야 하는데 맘 편하게 지원을 못 해주는 게 아쉽다. 게다가 둘째 딸은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아이가 크다 보니 돌보는 것도 힘겨워지고 부부도 나이가 드니 점점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마당이 있는 내 집에서 딸을 편안하게 돌보면서 살고 싶은데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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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비용을 정리하자

저축을 더 늘리고 꾸준하게 하고 싶다면 비용을 줄여야 한다. 식료와 생필품의 생활비는 많은 편이 아니다. 오히려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활하고 있어서 더 늘리라고 말하고 싶다. 줄이는 것도 좋지만 너무 삶이 고달프면 지속하기가 어려워진다.

문제는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고정 지출이다. 통장에 급여가 들어오면 이체 날에 맞춰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다. 이 부분이 소득의 절반을 차지한다. 급여가 들어오는 기쁨도 잠시 남는 것은 반 밖에 안 되니 생활비도 여유롭지 못하고 저축할 여력도 없다.

월급고개를 겪는 직장인들은 급여를 받은 지 얼마 안가 지갑의 바닥을 보이게 된다.

지난 달 열심히 긁었던 신용카드로 대부분 나가기 때문에 다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카드 값이 일종의 고정비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고정비가 조정이 안 되는 항목이 아니다. 생활비처럼 줄여야겠다는 결심보다 좀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월세를 줄이려면 주거를 옮겨야 하고 자동차 할부를 줄이려면 차를 바꾸거나 처분해야하는 결정이 필요하다.

대출도 목돈이 있는데 굳이 이자를 내면서 가져갈 필요가 없다. 대출이자는 5%가 넘는데 정기예금은 2%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분들이 공격적 투자 성향이라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 같은 상품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대출로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없다면 차라리 부채를 갚는 게 더 현명하다.

나중에 혹시라도 돈이 필요하면 그 때 다시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지금 상황에서는 계속 안고 갈 필요는 없다.


◇ 보험은 꼭 필요한 수준에서만 활용하자

이 가정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차지하는 고정지출은 보장성보험이다. 딸의 사고로 보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이다. 소득이 많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자산도 부족한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보험이라도 넉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장성 보험은 상해나 질병으로 목돈의 병원비가 들어갈 경우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수준이면 족하다.

보험으로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보려는 것보다는 최소의 보험료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게 하고 저축을 더 늘리는 것이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3년 후에 집을 옮기고 싶은데 보장성보험으로 필요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다만 남편 혼자 외벌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가장의 역할을 못하게 될 경우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한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은 필요하다. 사망에 대해 평생 보장하는 종신보험으로 설계하면 보험료가 너무 부담된다. 기간을 정할 수 있는 정기보험으로 하더라도 보장기간을 길게 설계하면 보험료가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5년씩 짧게 해서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물론 5년마다 연장해야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그렇게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 자산이 준비되면 굳이 사망보험금의 필요성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저축을 늘릴 수 없다면 있는 자산도 활용을 잘하자

저축이나 투자를 잘해서 자산을 늘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굴뚝 같지만 효율성에 대해서 계산하고 따져보는 습관이 부자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동안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경제 얘기에 관심이 없었지만 투자를 해보려고 하니 귀를 안 열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직접 참여를 해야 현실 감각을 키울 수 있다.

처음부터 수익률만 보고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 보다는 단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몇 년 전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맛 본 이후로는 투자 상품에 관심을 전혀 갖지 않게 됐다. 투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금융위기 때 중국펀드에서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작년에 중국펀드에 다시 투자했다면 똑같은 학습효과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지금 중국 펀드에 투자를 한다면 이전과 같은 악순환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3년 후 집을 옮기려고 하는데 금액이 부족해서 이걸 맞추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하던 바대로 수익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집을 옮기지 못하게 된다. 계획한대로 옮기려면 내 돈이 아닌 남의 돈까지 빌려야 가능하다.

목표한 자금을 위해서 투자를 하되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투자에 대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커버가 가능해야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수가 있다. 박모씨는 투자를 하더라도 손실이 전혀 없기를 바란다. 그래서 비교적 위험성이 덜한 회사채를 권했다. 그렇다고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망하면 휴지조각이 된다. 우량한 회사가 갑자기 망하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최근은 변동성은 마음 놓기에는 불안하므로 3년, 5년인 채권의 만기로 투자하기 보다는 만기가 1년 남은 채권위주로 정기예금처럼 투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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