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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ISA 앞둔 은행과 고객의 선택은? '자산관리서비스'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은행, 금융소비자 생존 전략으로
신한금융, 준자산가 위한 라운지 개설해 자산규모 늘려
우리은행도 서비스 문턱 낮춰 자산관리서비스 확대 나서
소매금융 약한 외국계은행, 글로벌 자산관리로 역전 노려
씨티은행은 허브센터 만들고 SC은행은 화상상담 추진중

입력 201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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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NH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 회의실에서는 농협은행 자산관리 담당자를 지칭하는 라운지매니저(LM)를 비롯해 펀드, 방카슈랑스 담당자 70여명이 모여 '프라이드 경남! 2016년 WM(자산관리) 로드쇼'를 개최했다.이 은행은 본사 차원에서 각 지역본부를 돌며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에 나서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와 세무사를 초청한 이번 행사에서는 2016년 개정세법과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에 적합한 자산관리에 대한 심층 교육이 진행됐다. 또 3월 도입 예정인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주요 내용과 세제혜택 등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다.

 

농협은행은 자산관리서비스 확대를 위해 전국 864개 지점에 각각 전문가를 배치했으며 은퇴설계 전문가인 'All 100 플래너' 500명도 양성했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직원 모두 각자 맡은 자리에서 고객의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로 거듭나 농협은행의 금융서비스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은퇴설계 자산관리
전국 864개 지점에 자산관리 전문가를 배치한 농협은행은 최근 은퇴설계 전문가 ‘All 100 플래너’ 500명을 양성했다. (사진제공=NH농협은행)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최근 자산관리서비스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저금리,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산관리가 은행의 대표적인 사업 분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올해 3월 예정된 ISA 도입을 앞두고 고객유치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가다듬고 있다. ISA는 계좌 하나에 다양한 금융 상품을 넣어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연봉 5000만원 이상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상 사업자는 의무가입기간 5년을 채울 경우 ISA 계좌에서 나온 수익금중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저금리 탓에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돈을 세제 혜택이 큰 ISA에 넣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로 예대마진 수익을 내기도, 재테크를 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은행과 금융소비자 모두 자산관리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자산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일반 고객에게도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은행은 기존에 월 수신평잔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게만 PB(프라이빗뱅킹)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번에 그 기준을 바꿨다. 이에 따라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우리은행 고객은 ‘준자산관리전문가’에게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준자산가고객’이 됐다.

우리은행은 이미 전국 영업점에 배치돼 있는 예금팀장 800여명에게 시황분석, 세무상담, 포트폴리오 설계 등 자산관리를 위한 맞춤 연수를 실시했으며 준자산가고객을 위한 전용 상담공간을 마련해 전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SA 시행에 맞춰 고객들이 쉽게 수익률 관리를 할 수 있는 상품을 편리하게 추천해주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한PWM라운지
신한금융지주의 자산관리서비스 복합점포인 ‘신한PWM라운지’에서는 전문가 130여명의 자문을 바탕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7월 ‘준자산가’로 분류되는 고객에게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 ‘신한PWM라운지’를 16곳 개장했다. 이 곳에서는 ‘IPS’(투자 상품·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투자·상품 전략에 맞춰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맞춤형 주문 방식 사모펀드 등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IPS는 고객의 정확한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해 상품과 자문, 투자, 부동산, 세무 전문가 등 130여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신한금융은 기존 ‘PWM센터’에서 자산 3억원 이상 고객에게만 PB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PWM라운지’ 개장을 통해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에게까지 서비스의 문턱을 낮췄다. 이에 힘입어 PWM센터 총자산 규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17%가 증가했으며 이 센터에서 관리하는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수도 최근 4년간 연평균 11% 넘게 늘었다. 이 회사는 현재 43곳인 PWM센터·라운지 숫자를 올해도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부동산자문업을 인가받아 고객의 금융자산뿐 아니라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까지 관리해주고 있다.

국내 소매금융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계은행들도 자산관리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재테크 특화지점인 ‘WM 허브센터’를 통해 이 사업에 나서고 있다. WM 허브센터에서는 은행의 울타리를 넘어 고객의 자산 규모에 적합한 재테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서울 반포지점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까지 센터 10곳을 늘릴 계획이다.

이 은행은 허브센터 확충과 함께 자산관리서비스 요건을 기존 1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고객군도 세분화해 자산 10억원 이상은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고객’, 2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씨티골드 고객’, 5000만원 이상~2억원 미만은 ‘씨티프라이어리티 고객’으로 명명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WM 허브센터에서는 자산관리 전문가는 물론 채권, 보험, 외환 등의 전문가가 팀을 이뤄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국SC은행 자산관리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SC은행 자산관리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장호준 SC은행 전무. (사진제공=한국SC은행)

 

한국SC은행은 고객들이 자산관리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채널을 늘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어디서나 자산관리 전문가와 화상 투자상담이 가능한 ‘리모트 자산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 은행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들어선 미니점포인 ‘뱅크샵’에서는 주말에도 자산관리 상담과 투자상품 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C은행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2%에 불과한 한국 시장만을 고집하면 나머지 98%의 투자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나 홍콩에 있는 SC그룹의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부터도 언제든 화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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