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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도 포스팅 무응찰…MLB 가이드라인 그어졌다

입력 2015-12-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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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MLB 사무국에 황재균 포스팅 요청<YONHAP NO-2329>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조별예선 B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하이파이브를 받는 황재균. (연합)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도 소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에 대한 포스팅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음을 통보 받고 이를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KBO는 롯데 구단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황재균 포스팅을 요청했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일정이 밀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황재균의 포스팅은 한국시각으로 5일 오전 7시에 끝났다.

그러나 황재균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 팀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불과 2주 전, 팀 동료였던 손아섭의 무응찰과 같은 결과였다. 현재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황재균은 내년 시즌 롯데에 머물러야 한다.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손아섭과 황재균은 최근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선수들의 면면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기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랐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2013년 류현진을 비롯해 윤석민, 강정호, 김광현, 양현종, 박병호 등은 해당 포지션을 넘어 리그 최고로 손꼽히는 선수들이었다. 이들에게도 메이저리그 벽은 높기만 했다. 류현진과 강정호만이 연착륙에 성공했고, 윤석민은 마이너리그에만 머문 채 빅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광현, 양현종은 아예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고, 박병호는 출격 대기 중이다.

손아섭과 황재균의 실패로 메이저리그가 보는 눈은 냉정하면서도 정확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손아섭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이지만, 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배트에 공을 맞추는 콘택트 능력은 뛰어나지만 파워와 수비, 주루, 선구안 등 그 외의 능력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감이 아니란 분석 때문이었다.

황재균도 마찬가지다. 손아섭은 현역 타자 중 통산 타율 1위라는 걸출한 성적을 갖고 있는데 반해 황재균은 자신 있게 내밀만한 부분이 없었다. MVP는 고사하고 해당 포지션 최고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단 한 번도 쥐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일본 출신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사를 살펴봐도 적당한 답이 나온다.

NPB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최초의 야수는 스즈키 이치로다. 이치로는 2000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고, 원 소속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1312만 5000달러를 안기며 시애틀로 이적했다. 계약조건은 3년간 1400만 달러. 당시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첫해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휩쓸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치로가 성공하자 약속이라도 하듯 야수들의 러시가 이뤄졌다. FA 자격을 얻은 마쓰이 히데키가 2003년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 달러로 잭팟을 터뜨렸고, 이듬해 마쓰이 가즈오 역시 뉴욕 메츠와 3년간 201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정점은 2007년 FA 자격을 얻어 4년간 4800만 달러에 계약한 대형 외야수 후쿠도메 고스케였다.

하지만 성공이라 부를만한 선수는 이치로와 마쓰이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타격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였고, 수비에서도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이후 일본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좋은 대접도 받지 못할뿐더러 발길이 뚝 끊기고 말았다.

KBO리그는 더욱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연착륙으로 메이저리그가 보다 가까이 다가왔지만 진출할 수 있는 벽은 여전히 높다는 점이 입증됐다. 앞으로 MVP급 선수들이 아니라면 KBO리그 출신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요원해질 전망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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