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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동생 빚 갚느라 다시 시작하는 40대 부부의 재무설계

입력 2015-1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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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친 동생의 부채를 해결해 주느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40대 후반의 박(48세)씨.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그에겐 겨울이 유독 일찍 찾아왔다. 아내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지만 그래도 가족이 다시 시작하자며 용기를 북돋아줘서 단단히 마음 먹었다. 보험까지 다 해지하고 동생의 빚을 갚아주니 남는 것은 약간의 전세 보증금. 더구나 전세가 귀한 요즘 경기도 외곽으로 알아보고 있다. 

 


◇ 신용카드 NO! 체크카드로 생활비 점검

소득을 늘릴 수 없다고 고민만 할 수 없다. 그게 누구나 가능하다면 나와 같은 재무상담사도 할 일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선택은 지출을 관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허리를 졸라 매야 한다. 물론 아이들도 점점 커가기 때문에 이 부분도 쉽지 않겠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둘 중 한 명이라고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야 관리가 되는데 두 분 다 일과 아이들에 치여 손을 놓은 지 오래다. 급여가 많지 않은데도 끝나는 시간이 유동적이라 자녀들 관리에 더 손이 가는 게 이유다. 여전히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고 카드내역으로 보면 한 달 생활비 지출이 얼마 안 되는데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아이들에게는 현금으로 주는 경우가 많아 그 부분은 파악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실제 생활비 수준을 좀 높게 설정해서 체크카드로 조절해야 한다.

한 달에 생활비를 한꺼번에 넣으면 초반에 여유 있게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0일 간격으로 3번 나누어서 이체하면 조정하는데 조금 더 유용하다.

그리고 매달 발생되지 않지만 연중에 발생되는 경조사나 명절비용 등은 비상예비자금으로 별도로 관리하도록 한다. 그래야 저축을 하더라도 지출에 영향을 주지 않고 꾸준하게 유지할 수가 있다. 비상 예비자금은 생활비가 필요할 때 부족하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너무 자주 빼서 쓰면 비상예비자금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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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손보험 등 꼭 필요한건 가입하자

동생의 채무를 해결하면서 있는 자산을 다 끌어 모으다 보니 잘 유지하던 보험도 해약하게 됐다. 약간 아쉬운 점은 해지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해지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은 필요하다. 자녀들은 기본만 하고 나중에 여유가 되면 주요 질병과 상해에 대한 특약을 추가하도록 한다. 두 부부는 나이가 있는 만큼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을 함께 준비하도록 한다. 나이가 있어서 갱신형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아직 50대가 안 됐고 여전히 건강하기 때문에 20년 납입으로 갱신이 안 되게 설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마지막 남은 보장은 가장으로서 사망시 유가족에게 필요한 사망보험금이다. 종신보험은 비싸기 때문에 15년 만기로 정기보험을 선택하면 보험료 비용에 대한 부담도 덜도 자녀들이 성장하기 전에 필요한 교육자금이나 생활비를 보충할 수 가 있다.

보장성 보험은 완벽을 추구하기 보다는 효율성이 우선이다. 내가 내는 병원비를 덜어주는 수준으로 생각해야지 보험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으려면 그 만큼 내는 보험료도 많아지게 된다. 적절하게 보험료를 내고 남는 금액은 저축을 더 해서 자산을 늘려야 한다.


◇ “저축을 해야 하는데 목표가 없어요”

저축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동기부여가 안 되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아직도 남아 있는 약간의 부채가 있지만 너무 빚 갚는데 시달리면 오히려 더 포기할 수가 있다.

부채 상환을 연기해서라도 저축을 먼저 하자. 현재 자산이 없기 때문에 다른 일로 돈이 필요할 경우 다시 부채를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산은 필요하다. 최소 1년에 1000만원 모은다고 생각하고 좀 더 늘려서 100만원씩 저축을 한다. 1년에 1000만원 모으려면 83만원을 저축하면 된다. 통장을 2개로 나눠서 하나는 83만원, 하나는 17만원으로 적금을 들어서 혹시 중간에 돈이 필요하게 될 경우 해지해서 활용할 수 있게 분산하자. 그렇게 해야 1000만 원 모으기 계획을 만기가 될 때까지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저축 여력이 된다면 펀드에 배분에서 3년 뒤에 뿌듯함을 느껴보자.


◇ 그래도 노후준비는 하자

현재 상황에 급급하다 보니 먼 훗날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쳐 버리면 안 된다. 15년 후 소득이 없게 되면 지금보다 더 불행한 현실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들처럼 여유롭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으로는 준비를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은 가입돼 있다. 납입금액은 적지만 기간이 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생활이 빠듯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준비하자.

대부분 보험회사의 연금 최저 가입금액은 10만원이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추가 납입을 통해 더 보완하도록 하자. 노후준비가 안 되었다고 해서 무리하게 시작했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것보다 나중에 계속 살을 붙여 나가는 것이 목표를 이루는데 의미가 있다.

연금 상품은 나이든 사람일수록 원금보장이 되는 안전한 금리형 상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금리가 매력이 없기 때문에 너무 안전한 것만 추구하면 연금을 받을 때 초라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투자상품인 변액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변액상품이라고 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가상승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조금 더 높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변액연금은 연금으로 받게 되면 원금뿐 아니라 운영수익에 따라 추가적으로 더 보장을 받게 돼 있어서 위험하게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경기가 지금처럼 계속 안 좋다면 주식형이 아닌 채권형이나 채권의 비중이 높은 혼합형으로 선택할 수가 있어 금리에만 의존하는 공시이율형 연금보다 더 효율적이다.

단지 연금을 받기이전에 해약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지 연금상품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시작은 가볍게 하고 추가납입을 통해 여유를 늘리면 된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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