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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킹으로 거듭난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입력 2015-09-2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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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우1
김연우 (사진제공=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칠흑같은 어둠이 짙게 깔린 자라섬. 조명이 일제히 켜지면서 복면을 벗은 클레오파트라 김연우가 등장했다.

 

“믿을 수가 없어, 우린 끝난거니~” 토이 4집 수록곡 ‘거짓말 같은 시간’. 야외임에도 불구하고 ‘가왕’의 꿀성대에서 느껴지는 카랑카랑함이 자라섬을 가득 메웠다. 이전까지 화장실과 푸드코트를 오가던 관객들의 분주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모든 화면이 정지된 채 무대 위의 김연우만 움직이는 것 같았다.

김연우는 19일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멜로디포레스트캠프의 헤드라이너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멜로디포레스트캠프는 김연우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발라드 페스티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를 맞는 이 행사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파워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한층 많은 관객이 다녀갔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유, 유희열 등의 골수팬들도 적지 않았지만 ‘복면가왕’ 효과가 티켓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귀띔했다.

 

 

유희열
유희열 (사진제공=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김연우에 앞서 등장한 출연자는 가수 겸 프로듀서 유희열이다. 유희열이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은 2008년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이후 7년만이다. 당시에는 토이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이날은 유희열로서 페스티벌을 찾았다.

객원보컬을 주로 기용하는 토이 앨범의 성격상 유희열과 김연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거짓말같은 시간’ 등이 두 사람의 협업 결과다.

유희열 무대 때는 가수 김형중, 윤하, 권진아 등이 객원보컬로 함께 했지만 김연우가 헤드라이너인 관계로 유희열이 함께 무대에 서지는 못했다. 김연우 역시 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주최 측의 잘못입니다”라고 은근히 회사를 ‘디스’하는 짓궂은 면모를 보였다.

 

 

김연우2
김연우 (사진제공=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이날 김연우는 자유자재로 화음의 끝을 달렸다. “김연우와 클레오파트라, 둘 중 누가 더 좋나요?”라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고 클레오파트라 버전과 김연우 버전의 차이점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한 성대에서 갈라진 소리의 영역은 놀라울 정도로 달랐다. 클레오파트라 버전이 조금 더 남성적인 저음이라면 김연우 버전은 한층 카랑카랑하고 데시벨이 높았다.

노래도 노래지만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가왕의 입담도 예사롭지 않았다. 첫 등장부터 “이별 노래 전문인만큼 제 노래는 앉아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고 조언해 스탠딩 좌석 관객들의 오기를 북돋았다. 혼자 온 남성 관객들에게 “저도 마흔에 결혼했습니다”라고 격려했고 윤종신이 작사한 ‘이별택시’를 부를 때는 윤종신과 흡사한 성대모사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멜포캠 무대
공연을 보며 환호하는 관객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예정된 한시간 20분을 훌쩍 넘겨 어느덧 마쳐야 할 시간. 그는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제가 원래 성격이 급해서 금방 나온다”고 화답했다. 관객이 목이 쉴 때까지 ‘앵콜’을 외쳐야 인심쓰듯 무대 위로 나오는 여타 뮤지션과는 확실히 다른 ‘친절한 가왕, 연우神’이었다.

가평=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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