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재테크

[비바100] 떠도는 시중자금 900조… 저금리 시대 '대체 투자 상품' 눈길

입력 2015-08-18 07: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푼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미술품과 해외 공사판에도 펀드로 투자할 수 있다. 올 상반기 투자처를 못 찾은 단기 부동자금이 900조원 가까이 쌓였다. 사상 최대다. 금리가 낮아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데다가 경기가 불확실해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직접 투자가 망설여지지만 저금리로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대체 투자 상품에 눈을 돌려보자.

 

수익형 부동산 관심 급증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3월 서울 합정동에 있는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이 주택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연합)

 


◇ 리츠, 푼돈으로 부동산 투자

대표적인 대체 투자 상품은 수익형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꼽는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투자 대상 물건도 아파트·상가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임대 수익을 올리는 오피스텔·원룸 등으로 다변화됐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공실률이 높은 직접 임대보다 부동산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리츠)이 인기다. 리츠는 소액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이다. 주로 부동산 개발 사업과 임대, 주택저당채권 등에 투자한다.

리츠는 설립 형태에 따라 회사형과 신탁형으로 나뉜다. 회사형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으는 형태로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을 단위로 배당하며 증권시장에 상장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신탁형은 수익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으는 형태로 상장할 수 없다.

리츠의 특징은 주식처럼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시장에 상장해 언제든지 팔 수도 있다. 부동산이라는 실물 자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가치가 올라 이익을 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분을 나누기 위한 목적이 많다.

리츠는 개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성이 뛰어나다. 개별 부동산 투자는 입지 조건과 권리 관계에 따라 수익률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돈이 한두 개의 부동산에 쏠리면 위험 통제가 쉽지 않다”며 “리츠는 적은 돈을 공모 형태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개별 부동산 투자보다 위험대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 추이를 보면 리츠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2002년 도입될 때 5600억원이었던 리츠 총 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 15조7000억원으로 28배 컸다. 김 연구원은 “리츠는 채권형 투자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며 “증시에 상장해 유동성이 있어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메자닌, 채권과 주식의 중간층

기준금리 연 1.50% 시대에 채권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자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분리형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 관심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했다. 금융에서는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을 말한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가진 상품이나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이런 이름이 많이 붙는다.

최근 공모 형태로 모집되는 펀드가 늘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도 메자닌 투자에 대한 기회가 열렸다. 그동안에는 메자닌 투자 대상 대부분이 사모 형태로 발행돼 개인투자자에게는 별 볼 일 없었다. 펀드로 나온다고 해도 폐쇄형으로 운영돼 개인투자자 접근이 어려웠다.

김 연구원은 “분리형 BW 발행이 가능해져 공모형 메자닌펀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에는 분리과세와 함께 공모주 우선 청약의 혜택도 있는 공모형펀드가 나오고 있어 개인 투자자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익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 BW 및 CB를 발행하는 기업은 BBB등급이나 BB등급 이하의 투기등급 기업으로 일반 채권을 발행하기 어려워 주식 전환 옵션을 더해 발행한다”며 “신용 위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모형 BW의 경우 발행 당시 청약률이 매우 높아 원하는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못 얻을 수 있다”며 “투자 대상 자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 사람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연합)

 


◇ 가능성 있는 SOC·아트펀드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사회간접자본(SOC)과 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대체 투자 상품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으로 해외 SOC 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20억달러 규모의 해외 SOC펀드를 만들기로 했다”며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해 위험 부담을 낮추고 무역보험공사가 보증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트펀드는 예술과 재테크가 결합한 금융 상품이다. 세계적으로 부유층이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등 서구권에서 중국 및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으로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이 옮기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지면서 문화적 관심도 높아져 저평가된 국내 미술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 627억원이 흘러들어왔다. 1년 전보다 59% 늘어난 것으로 장기 투자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