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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폭의 동양화처럼… 화류비련극 ‘홍도’

입력 2015-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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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게 사랑과 의리를 지티는 기생 홍도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화류극 '홍도'로 양영미는 2014년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사진제공=극공작소 마방진)

 

새하얀 무대 위 홍등 하나, 배우들의 움직임은 마치 꽃과 같다. 인물을 비추는 불이 꺼진 후 그림자처럼 서 있는 그들의 움직임은 난을 치는 것 마냥 절개가 넘친다. 

 

음악도 조명도 감정도 절제되고 대사는 마치 책을 읽어주는 듯 담담하다.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깊이는 느낄 틈도 없이 저만큼 내달리고 있다.

1936년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화류비련극 ‘홍도’가 5일부터 재공연된다. 2014년 구리아트홀과 극공작소 마방진(이하 마방진)이 제작해 공연의 중심가 대학로를 거쳐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까지 진출했다. 

 

우직하게 사랑과 의리를 지키는 기생 홍도(예지원·양영미)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화류극으로 2014년 한국연극 선정 베스트7,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양영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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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홍도'는 "쉽지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추구하는 고선웅 연출의 작품이다.(사진제공=극공작소 마방진)

 

단순하고 쉽지만 감동과 웃음이 있는 작품제작을 추구하는 마방진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중 하나로 뮤지컬 ‘아리랑’, 연극 ‘푸르른 날에’,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의 고선웅 연출 작품이다.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홍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쉬운 연극을 하겠다는 마방진의 초창기 열정과 마음을 그대로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과 배려, 고전이 가진 힘은 유효하다. 순수와 순정이 깊은 울림을 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순수와 순정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홍도’는 굉장히 따뜻하고 감동을 줄 연극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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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역의 예지원은 극 진행 내내 절로 흐르는 눈물과 넘치는 감정을 누르느라 애를 먹는다고 고백할만하다. 처연하고 찬란한 슬픔은 극 피날레에서 한껏 표현된다.(사진제공=극공작소 마방진)

극 진행 내내 무대 위에서 절로 흐르는 눈물과 넘치는 감정을 누르려 애쓴다는 홍도 역의 예지원은 “잔뜩 긴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지만 첫 대사를 내뱉는 순간부터 이상하게 흐름이 타진다. 무언가 해소된 듯 뻥 뚫린,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관객과 함께 느끼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신파인데 마냥 슬프진 않다. 무턱대고 진지하지만도 않다. 때로는 심각한 상황에서 웃음이 터진다.

 

현대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희생에 가까운 배려와 배신, 미련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사랑과 의리가 세련되게도 버무려졌다. 

 

‘홍도’로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는 “부담이 많이 되다가도 연습만 오면 그런 생각 안한다. 연출, 배우 등 모두에게 의지하게 되고 에너지를 나눠 받으면서 극에 집중하게 된다”며 “(관객들이) 무대에서 그 에너지를 다 받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한다.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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